고전(古典) 이야기 ~진실로 어리석기는 어렵다~ |
송 태조 조광윤(趙匡胤)이 어느 날 왕궁의 정원에서 활을 가지고 참새를 잡고 있는데 한 사람의 중신이 찾아와 급히 결재를 받아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알현을 윤허해 달라고 한다. 무슨 일인가 싶어 불러들여 문서를 보니 하나도 서두를 필요가 없는 평범한 결재 사항이었다. 조광윤은 거친 목소리로 그 중신을 꾸짖었다. "이게 급한 용건인가?" 중신이 대꾸했다. "황공하옵니다만 참새를 잡는 일보다는 급합니다." 화가 난 조광윤이 도끼자루로 호되게 중신의 얼굴을 때리자 이빨이 두 대나 빠져서 방바닥에 떨어졌다. 그러나 중신은 말없이 엎드린 채 떨어진 이빨을 주워 품속에 넣었다. 조광윤은 당황했다. "경은 그것을 증거로 짐을 고소할 생각인가?" "폐하를 고소하다니 당치도 않사옵니다. 사관에 의해 명확히 기록할 뿐입니다." 중국의 황제에게는 기록을 관장하는 사관이 딸려 있어서 황제의 언행을 낱낱이 기록했다. 이것을 기거주(起居註)라 하는데, 후세에 정사를 편찬할 때 가장 중요한 자료로 삼았다. 따라서 좀 영리한 황제는 `기거주`에 항상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광윤도 사관의 기록이라는 말을 듣고는 낭패라 싶었던 모양이다. 이런 일이 기록에 남는다면 후세의 웃음거리가 됨은 물론 폭군이라는 비난을 받게 될 염려마져 있다. 그는 이내 노여움을 풀고 그 중신에게 막대한 상해보상을 하여 물러가게 했다 한다. |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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