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물감이 떨어져서

eorks 2014. 11. 13. 00:01
고전(古典) 이야기 ~리더를 위한 고전읽기 책략편~

물감이 떨어져서

산한일위출무거(酸寒一尉出無車)
신한내화부귀화(身閑乃畵富貴花)
연지용진소전매(臙脂用盡少錢買)
호비걸향인가와(呼婢乞向隣家와)

가난한 벼슬아치 나들이에 타고 다닐 수레도 없는 데다.
몸마저 한가하여 할 일 없이 부귀화를 그린다네.
물감이 다 되었는데 살 돈이 모자라
종년 불러 이웃집 아가씨에게 연지 빌려오라 시키네.

청나라 문인 오창석(吳昌碩)이 지은 `목단`이라는 시이다. 가난한 벼슬아치가 부귀를 상징하는 꽃을 그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충족이 되지 않는 욕구를 심리적으로 보상받기 위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물감이 모자라 종년을 시켜 이웃집 아가씨에게서 연지를 빌려오라 시키는 장면은 자못 유머러스하기까지 하다. 속물 예술가는 흉내를 낼 수 없는 경지라 하겠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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