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野史

처절한 원한 때문에(3)

eorks 2015. 5. 8. 00:14
韓國野史 이야기(夜談)

처절한 원한 때문에(3)
    바로 어제 밤에 그 처녀가 꿈 속에 나타나 행패를 부렸던 것이 다. 지나간 추억의 조각들이 머리 속에 되살아났다가 사라지자 동고의 울적한 심사는 더욱 무거워졌다. "산중이어서 별달리 대접할 것도 없습니다만, 요즘 새로 따온 버섯이 향기롭습니다. 자, 저녁이나 드시고 천천히 좋은 말씀을 가르쳐 주십시오." 주지가 저녁상을 앞에 갖다 놓을 때까지 그는 어지러운 생각에 빠져 있다가 번쩍 정신을 차렸다. "뭐, 별로 저녁 생각도 없는데……" 하면서 젓가락을 들긴 하였으나 입맛이 당기질 않아 이내 수저를 놓고 말았다. "흐음, 무슨 깊은 근심거리라도 있으신가 보군요." "여보게, 저녁은 그만 하고 내가 술을 한 병 차고 왔으니 마시 자구. 오늘은 열 사흘이니 달이 무척이나 밝을 거야. 우리 절 뒤 에 있는 상상봉에 올라가 달마중이나 하면서 하계(下界)를 굽어 보며 술을 마시고 이야기나 나누세. 그게 좋지 않은가?" "좋은 말씀입니다만 소승은 술을 못 마시니 대작할 사람이 없 어서 흥이 반은 줄어들겠습니다." "이 사람아! 주계(酒戒)를 지킨다는 것도 소승으로 떨어지겠다 는 이야기야. 마음이 곧 부처라면서…… 마음만 탄탄하면 그만 이지, 까짓 술 한두 잔쯤 마시는 게 무슨 잘못이란 말인가?" "아닙니다, 마음이 곧 부처님이기 때문에 술은 더욱 안 됩니다. 술은 마음을 좀먹고 더럽힌믄 독약과 다름없으니까요……" "허 이 사람아! 옛날의 어떤 선사는 부처님을 도끼로 패서 장 작으로 삼았고, 또 어떤 고승은 불경을 뜯어 뒤지로 삼았다더군. 옛날부터 주국(酒國)의 법열(法悅) 속에서 도를 깨달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하하하…… 알고는 있습니다." "하하핫!" 두 사람은 이윽고 절 뒤에 있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로 올라 가 자리를 잡고 술병을 기울였다. 달은 벌써 솟아 엷은 구름 위에서 밝은 빛을 뿌리고 있었다. 동고는 술을 마시면서 기분 전환을 하려고 은근히 애썼지만 자꾸 만 답답하고 슬퍼지기만 했다. 앞으로 옛사람도 보이지 않고, 뒤로 오는 사람도 보이지 않고, 하늘과 땅 아득하고 아득함이여, 호올로 구슬피 눈물만 흐르네. 라고 읊은 옛 시인의 감개가 그대로 마음 속에 서렸기 때문에 그 는 목청을 돋구어 진자앙(陳子昻)의 시를 읊었다. 진자앙도 늦도 록 불우한 세월을 보내며 신세를 한탄하다가 옛 성터인 유주대 (幽州坮)에 올라 이 시를 읊었는데, 그 때부터 뒷날 불운에 우는 재자(才子)들이 즐겨 공감(共感)하는 좋은 글귀가 되어 전해지고 있었다. 동고의 심정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지나가 버린 역사의 자취 속에 남겨져 있는 그 사람들을 오늘에 만나 볼 수가 없고 장차 다가올 세월 속에 어느 누가 있을 것인지도 알 수가 없고 오늘의 현실 속에는 붙잡고 가슴 속에 쌓인 회포를 풀어 볼 수 있는 사 람이 아무도 없으니 그의 눈에서 한 줄기 비분의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없었다. "자, 한잔 들게!" "원참, 술은 못 마신다니까요." "허어, 고집 부리지 말고 성불하려거든 한잔 쭈욱 들이켜 봐!" "파계를 하면 불문에서 쫓겨납니다." "허허! 파계라. 눈에 보이는 계(戒)보다 마음 속에 계가 더 무 서운거야."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동고가 술을 잔에 가득 따라 단번에 쭈욱 들이키고 나서 주승 에게 잔을 내밀었더니 그는 합장을 하고 눈을 감으며 나무아미타 불만을 중얼거릴 뿐 그것을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만 두게. 자넨 도를 통할 수가 없어! 술 한잔쯤에 마음이 떨 려서야 제천의 온갖 마장(魔障)을 어떻게 막아 낸단 말인가?" 환한 달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바로 눈 아래에는 백 길도 넘을 것 같은 절벽이 있었고 뒤로는 높은 봉우리가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었다. 동고는 한 잔 두 잔 자꾸만 마시면서 고개를 기웃거리며 무릎 도 툭툭 두드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몸을 좌우로 흔들며 무슨 소 린가 중얼거리기도 하더니, "으허어어" 하면서 통곡하기 시작했다. 마주 앉아 거동만 살펴보고 있던 주승은 깜짝 놀라는 얼굴이 되었다. 그가 다가앉아 동고의 어깨를 잡아 흔들며 "아니, 별안간 이게 웬일이십니까? 많이 취하신 모양이군요! 자 그만 일어나 내려가시지요." 하면서 부축하고자 했으나 동고는 듣지 않았다. "우우우, 그 계집년이 내 신세를 망치고 있어! 하지만, 천하의 이준경이가 철없는 계집의 원혼 때문에…… 말이 되지 않는 일 이야!" 그는 울음을 멈추며 성난 눈으로 허공을 잔뜩 노려보았다. "철없는 계집이라니요? 그게 도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뭔가 곡절이 있으신 거 같은데……" "자네, 정말 한 잔도 안 들려나? 그러지 말고 자, 한 잔만 들게 나……" "술 대신에 숨겨 두었던 이야기나 들려 주십시오. 도대체 누굴 두고 하신 말씀이신지요? 뭔가 말 못할 사연이라도 있으신지요?" "허, 이 사람이 술은 싫다면서 색에는 마음이 잔뜩 당기는 모 양이군 그래! 술보다는 색이 더 나뿐 게여……" "아, 아닙니다. 그런 게 아니옵고 뭔가 생각나는 일이 있어서 그럽니다." 중은 고개를 번쩍 쳐들어 허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후……` 하고 길게 한숨을 내뿜었다. "아…… 니, 나보다도 자네가 더 이상하구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각나길래 그러는가?" 중의 거동이 심상치 않음을 보고 이번엔 동고 편에서 궁금해하 며 물었다. "평생 동안 감추어 두었던 이야기가 있습죠 오늘 밤 울음까지 터뜨리시는 걸 보니 아무래도 저와 비슷한 일이 있는 것 같아서 저도 마음이 설레는군요." "비슷한 일? 그럼 자네도 계집년 때문에 무슨 봉변을 당했단 말인가?" "봉변만이 아닙지요 신세를 아주 망쳐 버렸지요." 동고는 자기와 신세가 똑같은 동지를 만났다고 생각되자 당연 히 중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졌다. "이 사람, 피차에 잘 됐네. 어디 그 얘기나 좀 들려 주게." "저보다도 먼저 그 `계집년,` 하고 욕하시는 이야기부터 해 주셔야지요." "응, 그래, 그러며 나부터 하지!" 동고는 다시 술을 한 잔 따라 마시고 나서 천천히 입을 열어 어젯밤에 꾸었던 꿈 이야기와 길에서 만난 처녀가 죽기까지의 이 야기를 주욱 들려 주었다. "글쎄, 꿈 속에서까지 나를 못 살게 구는 걸 보면 그 년이 독 기를 품어 나를 망치려는 거야! 한 여자가 원한을 품게 되면 오 월 달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여자란 원체 요물이니까요." 중이 허공을 다시 쳐다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자, 이젠 자네 자례일세. 여자 때문에 신세를 망치게 되었다는 얘기는 도대체 뭔가?" 중은 한참 동안 잠자코 있다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이야길 합죠. 저도 어째 기분이 야릇해집니다." "그렇겠지! 여자와 잘못 접촉하면 나처럼 될 수도 있는 거야." 동고가 얼마 남지 않은 술병을 기울여 다시 한 잔 들이키며 중 얼거렸다. "오늘 밤만은 파계를 해야겠습니다. 저도 한 잔 주십쇼!" "술? 그래! 진작 그랬어야지. 이 사람아, 이럴 땐 술이 제일이 야. 자, 아직도 몇 잔 남았으니 자네가 죄다 마시게." 동고는 술병을 들어 중이 잔을 비우고 나면 따르고 또 비우면 연거푸 또 따르고 하길 네댓 번이나 했다. 술병은 드디어 거꾸로 서고 말았다. "어, 취하는데요. 하도 오랜만에 마셨더니 어지럽기만 하고 무 슨 맛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 좀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자, 어서 시작해 보 게." "그러지요. 한데 말이지요, 듣고 나서 우리 두 사람만이 아는 비밀로 끝내 지켜 주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가 이젠 무명 지욕(無明地獄)으로 떨어져 버리게 됩니다." "허어, 이 사람! 나만이 아는 이야길 자네에게 들려 주었는데 자네는 나를 못 믿는단 말인가?" "아닙니다, 못 믿는 게 아니라 워낙 큰 죄를 저질러 놓았기에 입 밖에 내기가 떨려서 그럽니다." "죄를 지었다…… 여자 때문에 죄를 지었다니 그것이 뭘까? 하긴 나 때문에 처녀가 죽었으니 나도 큰 죄를 진 것인지도 모르 지……" "아니죠, 그거야 음탕한 계집이 저 혼자 놀아났다가 제 목숨을 스스로 버린 것이니 죄 될 것이 뭐가 있습니까? 소승은 그것과는 반대가 되는 경우입니다." "그래? 그럼 자네가 어떤 여자 때문에 상사병에 걸리기라도 했 었단 말인가?" "후훗, 그랬다면 오죽이나 좋겠습니까, 그런 것도 아니면서 신 세만 망쳤으니 답답하다는 거지요." "그래?" 중은 이윽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은 것이 었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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