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野史

방문객(訪問客)(2)

eorks 2015. 5. 17. 06:41
韓國野史 이야기(夜談)

방문객(訪問客)(2)
    김 진사는 동네에서 돈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이백 석지기 논을 가지고 있는 동네의 어른이었는데 인심이 박하 고 욕심 많은 사람으로 소문이 나 있었다. 그러나 행랑채에 마름, 머슴 등을 다섯 식구나 두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헐뜯지 못 했다. 마을 사람들은 대개 김 진사에게 뭔가 신세를 져야만 했으므 로, 되도록 김 진사에 대한 말을 조심하고 있었다. 언년이가 김 진사 댁 대문 앞에 이르자 마름 녀석이, "이거 웬일로 산에서 내려왔어?" 하고 물으면서 거만스럽게 아래 위를 흝어보았다. 언년이는 그 때 나이가 스물 두 살이었지만 몸집이 작달막해서 열 아홉 정도 로 밖에는 안 보였다. 얼굴도 별로 잘 생긴 곳은 없었으나 그런 대로 반반했다. "저어 연장이 부러져서 돈을 좀빌리러……" 하고 언년이는 머뭇머뭇 말했다. "연장 값이 몇 푼이나 된다고, 이 댁까지 와?" "그래도 그 이가 진사님 댁에 가 보라고 해서……" "자아, 이리로 들어오라구. 그 정도의 돈은 나라도 장만해 줄 수 있어." 마름은 언년이를 방 안으로 끌어들였다. 언년이는, "고마워요. 하지만 전 여기서……" 하면서 방문 앞에서 머뭇거렸다. "들어오라니까. 겨울철 산 얘기도 듣고 싶으니……" "어서 가 봐야 해요. 돈은 내년 봄에 품으로라도 꼭 갚는다 고……" "글쎄 들어오라니까. 돈이 어떤 건데 그리 선뜻 줄 수 있나. 여 러 가지 얘기를 들어 보아야지. 자아, 날씨도 춥구……" 마름은 자기 방이 아닌 머슴방에 들어가서 불러들이려 하는 것 이었다. 한쪽에서는 들어오라느니 한쪽에서는 들어가지 않겠다느 니 한참 동안 말이 오고 갔는데, 언년이는 결국 귓부리가 떨어져 나갈 것같이 시려서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 한 구석에 얌전히 도사리고 앉아 있으려니 마름은 음흉한 눈으로 반히 바라보면서, "산골댁은 참 곱군……" 하고 은근히 말을 던져 왔다. 언년이는 얼굴이 화끈화끈 붉어지 면서 가슴이 철렁했다. 자꾸 방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던 뜻을 그 제서야 알았기 때문이었다. "연장 값 쯤이야…… 자아, 이리 와 봐. 그 손 정말로 곱게도 생겼는데 거친 산골 일에 그만……" 하면 은근히 다가앉으며 그녀의 손을 잡아당겼다. 언년이는 화들 짝 놀라 손을 빼어내면서, "아이, 안돼요." 하고 숨가쁜 소리로 말했다. 눈이 퀭해 가지고 방 안에서 기다리 고 있을 기호의 얼굴이 반사적으로 머리 속에 떠올랐기 때문이 다. 마름은 다시, "누가 아나. 연장값은 어쩔 테야……" 하고 중얼거리면서 그녀의 손목을 와락 잡아당겼다. "아이, 안돼요." 언년이는 다시 손을 잡아 빼고는 문 밖으로 횡하니 달려 나갔 다. 그 길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눈길을 달려 매봉산 골짜기로 들어갔다. "빌려 왔어?" 방안에 드러누워 있던 기호가 상체를 벌떡 일으키면서 물었다. "진사님이 안 계셔서……" 언년이는 자기도 모르게 거짓말이 입 밖으로 나왔다. "그럼 내일 다시 가 봐. 일하기는 다 틀렸으니 굶고 자자 구…… 아니 덫을 놓은 곳에나 가 볼까. 산토끼라도 한 마리 걸 렸을지 모르니……" 기호는 어슬렁 어슬렁 눈길을 밟으며 산비탈로 올라갔다. 그러 나 맨손으로 돌아왔다. 돌아올 때까지 언년이는 방 안에서 누워 있었는데 가슴이 뛰고 있었다. 그냥 가슴이 뛰었다. 마름이 손을 잡아끌던 그 순간의 느낌이 왜 그런지 자꾸 머리 속에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이튼날 기호는 해가 뜨자마자, "어서 가봐!" 하고 독촉을 했다. "당신이 가 봐요." "난 부러진 놈으로라도 단 한 덩어리나마 더 떼어내야 하겠어. 어제 하루 쉬었더니 발광이라도 하게 될 것 같아. 제기랄, 연장만 망가지지 않았더라면 조금이라도 더 팠을 텐데……" 갱목(坑木)을 할 때만 품앗이 꾼을 부를 뿐, 파 들어가는 것은 어디까지나 혼자서 해야만 했다. "당신이 가 봐요." "글세 갔다 오라면 갔다 와! 하루가 얼마나 아깝다는 것을 당 신도 잘 알잖아." "아이, 나는 싢어요." "갔다 오라니까!" 기호는 크게 소리쳤다. 그의 눈에 핏발 같은 것이 선 것을 본 언년이는 할 수 없이 집을 나섰다. 김 진사 댁을 향해서 걷는 그 녀의 가슴은 콩볶는 것처럼 뛰고 있었다. 어제 있었던 일이 다시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제발 김 진사님이 계시고 마름은 없어 주었으면……` 싶었다. 그러나 마름은 마치 언년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기나 한 것 처럼 행랑채 들창문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언년이는 가슴이 철렁했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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