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동서학원 설립자 장성만 박사의 1인 3역
역 경 의 열 매 |
하나님의 세 번째 부르심
정치가 뭔지, 국회의원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전혀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하나님의 섭리라는 말 외에 다른 말로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
나는 복음을 전하는 목사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
자다. 정치는 잘 모른다. 정치인과 성직자, 정치인과 학자
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그분이 말한 `새로운 변화`란
곧 정치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 그러나 그분의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우린 지금 새로운 정당을 조직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정
치에 물들지 않은 신선한 인물을 찾고 있는데, 많은 사람
이 당신을 추천했습니다. 이 지역의 새로운 인물은 바로
당신입니다."
나는 정치는 생각도 해 보지 않았다. 아예 관심조차 없었
다. 내가 갈 길은 목회와 교육뿐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학교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습니다. 학교를
크게 성장시키는 것이 나의 기쁨이요, 보람입니다. 더구나
나는 현직 목사이며, 성직자가 정치에 오염되는 일이 있어
선 곤란합니다."
나는 다시 한번 단호하게 뜻을 전했다. 그는 일단 후퇴했
다. 그리고는 다시 찾아와 정치에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삼고초려(三顧草廬).
나는 세 번째 권유에 마음이 흔들렸다. 그는 제5공화국
이 지향하는 것은 `복지국가 건설`이라고 했다. 그 말이 마
음을 움직인 것이다. 내가 추구해 온 것도 고급 기술을 가
진 인재들을 통한 복지국가 건설이었다.
`과연 정치판에 뛰어드는 것이 현명한 일일까. 예수님이
라면 어떻게 하실까.`
참 많이 망설였다. 그리고 많은 기도를 했다. 이것 또한
소명이라면 거역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예수님의 사역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교육
(Teaching Ministry)이다. 둘째는 목회(Preaching
Ministry)다. 셋째는 치유(Healing Ministry)다.
이 셋은 결국 하나다. 나는 목회와 교육은 해 보았지만
사회의 아품을 치유하는 일을 할 기회는 없었다. 그렇다면
정치를 통해 치유 사역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내 인생의
방향키는 하나님이 쥐고 계신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
이 나와 함께하신다. 어쩌면 이것이 하나님의 세 번째 부
르심인지도 모른다.
`새 역사 창조에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다. 국가와 민족
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나는 이렇게 결심하고 민주정의당 창당 발기인으로 정치
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1981년 3월, 제11대 총선에 출마
했다. 물론 지역구는 부산 북구였다.
하나님의 섭리는 참 오묘했다. 선거전에서 아주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내가 운영해온 경남정보대학 사회교육원의
주부·요리·건강·노인교실에 참여한 주민들이 내 선거운동
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일순간에 수많은 자원봉사자를
확보한 나는 돈을 쓰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었다.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11대 총
선은 중선거구제로서 한 선거구에서 두 사람씩 뽑았는데
야당은 신상우 후보, 민주정의당은 내가 출마했다. 그런데
등록마감을 한 결과, 후보가 두 사람뿐이었다. 결국 두 후
보 모두 당선이 확정됐다.
만약 격렬한 선거를 치렸다면 정치에 서툰 내가 많은 상
처를 입었을 것이다. 나는 처음부터 상대 후보를 공격할
마음이 없었다. 하나님은 내 마음을 미리 알고 계셨던 것
처럼 선거판의 이전투구를 거치지 않고도 국회에 입성할
수 있도록 길을 예비해 놓으셨다. 무투표 당선자가 된 것
이다. 당연히 11대 총선의 첫 당선자가 되었다.
나는 국회의원 선거기간 동안 다른 후보들의 지역을 순
회하며 지원유세에 나셨다. 다른 후보들은 아주 초조한 나
날을 보냈으나 나는 아주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정치가
뭔지, 국회의원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전혀 새로운 인
생이 시작됐다. 하나님의 섭리라는 말 외에 다른 말로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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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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