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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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ㅡ2화]첩을 호송해 가는 종
한 사람이 예쁜 첩을 두고 있으면서 매우 의심이 많았다. 하
루는 첩이 친정 나들이를 가겠다고 해, 딸려 보낼 종을 가리려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마침내 남녀의 음양 행사를 모르는 종
을 딸려 보내면 되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옳지! 내 그놈을 시험해 보고 갔다 오라 하면 되겠구나."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평소 미련하고 어리석어 보이던 종을
불러 앞에 앉히고 이렇게 물어 시험했다.
"너 말이다. 여자의 음문이 무엇인지 알고 있느냐?"
이 물음에 종은 주인의 뜻을 재빠르게 눈치채고,
"예, 어르신! 잘은 모릅니다만, 저기 날아가고 있는 저것이
여자의 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하고는 날아가는 나방을 가르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주인은 기뻐하며 이 종을 시켜 첩을 호송해 친정에 다
녀오라 했다.
첩과 종이 함께 걸어서 집을 나섰는데, 중간에 약간 깊은 냇
물을 건너야만 했다. 냇가에 이르자 첩은 치마만 입고 속바지를
벗어 손에 쥔 채 치맛자락을 걷어안고 냇물로 걸어 들어갔다. 이
에 종도 바지를 벗어들고는 물을 건너는 것이었다.
내 중간쯤에 으르러 종은 첩의 치마 밑으로 보이는 음문을 손
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물었다.
"아씨마님! 거기 깊이 파인 그게 무엇입니까? 저는 그런 게
없는데요."
"아, 이것 말이냐? 이건 네 주인의 다리 사이에 달린 버릇없
이 구는 물건을 가두어 두는 감옥이란다. 그놈을 여기에 가두어
두면 힘을 못 쓰거든."
종의 물음에 첩은 일부러 조금 짓궂게 대답하며 웃었다.
첩의 말을 들은 종은 곧 자기의 연장을 꼿꼿하게 세워 손에
들고 있던 짚신 한 짝을 거기에 걸었다. 그리고 내를 다 건너온
종은 한참 동안 무엇을 찿는 것같이 두리번거리다가 첩에게 이
렇게 물었다.
"아씨마님! 소인의 짚신 한 짝 못 보셨어요?"
이에 첩이 종의 배꼽 아래를 가리키면서, 거기 뾰족한 곳에
걸려 있다고 일러 주었다. 그러자 종은 짚신을 집어들고 자기의
연장을 손바닥으로 툭 치면서 말했다.
"이놈이 짚신 한 짝을 훔쳐 갖고 있었구나. 아씨마님! 아씨마
님의 그 감옥 속에 이 버릇없는 놈을 가두어 꽉 잡고 혼을 좀 내
줄 수 없겠는지요?"
종은 첩의 아음을 다 읽고 있으면서 이렇게 물었다.
"응, 그렇게 하는 것도 좋지.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해."
이후 남녀는 아무 말 하지 않고 함께 냇가 언덕의 숲 속으로
들어갔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나와서 다시 길을 걸어갔
다.<조선 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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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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