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장기 바둑에 정신을 팔고

eorks 2019. 9. 29. 00:06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다.
[제6ㅡ28화]장기 바둑에 정신을 팔고
어떤 사람이 장기 두기를 매우 좋아했다. 늘 이웃집에 가서 장기를 두는데, 열중할 때에는 밥먹는 것도 잊고 장기를 두었다. 하루는 역시 이웃집에 가서 장기를 두고 있는데, 집에서 여종이 급히 달려와 고했다.

"주인 어른! 큰일났습니다. 집에 불이 났으니 속히 오셔야 합 니다. 어서 일어나십시오."

이렇게 다급한 목소리로 아뢰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종의 재 촉하는 소리를 들은 이 사람 장기알을 천천히 집어올린 다음 내리쳐 두드리면서,

"불! 불이라니 무슨 불? 장이나 받아라, 장이야 장!"
하고는 일어설 생각은 않고 계속 장기판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또, 한 사람은 시골에 부모를 두고 서울에 올라와 벼슬하고 있으면서 바둑 두기에 골몰했다.

하루는 마침 바둑 잘 두는 손님이 와서 함께 바둑을 두고 있 는데, 시골집에서 급히 종이 올라와 아뢰었다.

"대감마님! 시골에 계신 부친께서 작고하셨습니다."

종이 아뢰는 소리를 들은 이 사람은 유유히 바둑알을 들었다 놓으면서,

"부친께서 사망했다고? 그 누구의 부친인지 몰라도 매우 슬 픈 일이구먼. 참 슬픈 일이고말고."
라고 말하며, 역시 바둑판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 이 사실을 두고 시를 지어 도박꾼에 비유하면서 심하게 조롱했다.<조선 초기>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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