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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을 사양한 홍씨와 이씨(讓金洪李)

eorks 2019. 11. 17. 16:53
野談 ♡ 野史 ♡ 說話

금을 사양한 홍씨와 이씨(讓金洪李)
    『거짓말 세 마디』 옛날 한 고을에 과년한 딸을 둔 대감이 거짓말을 잘하는 사위를 얻고자 방을 붙였다. 누구나 거짓말 세 마디를 해서 대감이 모두 인정하면 사위로 삼겠다는 것이다. 어느 날 거 짓말 잘하는 총각이 찾아와 대감한테 거짓말을 했다. 첫마디는 “은진미륵 머리위의 대추나무에 대추가 풍성하게 열렸는데, 너무 높아 딸 방법이 없어서 장대로 은진미륵 코 를 쑤셔 재채기를 했습니다. 그 바람에 대추가 우수수 떨어 졌습니다.” 두 번째 거짓말은 여름에 더위를 이기기 위해 자기 마을에 서는 한 겨울에 찬바람을 봉지에 넣어 뒀다가 여름에 풀어 놓아 시원하게 지낸다는 것이다. 대감은 두 가지 모두를 거짓말임을 인정했다. 마지막으로 총각은 옷섶에서 종이를 하나 꺼내더니 예전에 대감께서 자기 아버지에게 빌려간 거금의 차용증서라는 것이다. 대 감은 거짓이라 하자니 사위를 삼아야겠고, 사실이라 하자 니 거금을 내줘야 할 상황이다. 대감은 하는 수 없이 거짓 말을 인정하고 사위로 삼았다. 동아일보 [조경구의 옛글에 비추다] 아름다운 고집 서울의 오천(梧泉) 이씨(李氏)는 대대로 부자였으나 증손, 현손 대에 이르러 가산을 다 탕진하고 알거지가 되자 그 집을 홍씨(洪氏)에게 팔았다(漢城梧泉李氏。數世富家。 及其曾玄。蕩敗赤立。賣其居於洪氏). 집을 산 홍씨는 대 청의 기둥 하나가 기울어져 무너지려는 것을 보고 수리를 하였다. 그런데 수리하다 보니 그 안에서 은(銀) 3000냥이 나왔다. 이씨의 선조가 숨겨둔 것이었다(當廳一柱。傾側 將頹。洪氏修整之。中有小錠銀三千。盖李之先所藏也). 집안이 망하여 마지막 재산이던 집마저 팔았는데 그 집에 서 생각지도 못한 보물이 나왔습니다. 집을 산 사람은 비밀 을 감추려 들고, 우연히 문 밖에서 이를 엿들은 원래 주인 은 자기 것 빼앗자고 달려들 테니, 이제 곧 보물을 둘러싼 음모와 배신의 막장 드라마가 펼쳐질 판입니다. 조선 후기 의 시인 추재(秋齋) 조수삼(趙秀三·1762∼1849) 선생께서 소개하는 ‘양금홍이(讓金洪李)’ 즉 ‘금을 사양한 홍씨와 이씨’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글의 제목이 우리의 예상을 한참 빗나갑니다. 어찌된 일인가요. 홍씨가 이씨를 불러 은을 돌려주려 하였다. 그러자 이씨가 사양하며 말하였다. “은을 비록 우리 선조께서 숨겨두었을지라도 그것을 증명 하는 문서가 없소이다. 게다가 집을 이미 당신에게 팔았으 니 은 또한 당신 것이오.” (洪招李還之。李辭曰。銀雖吾祖之藏。而無明文。 家已?君。銀亦君物.) 이렇게 서로 은을 사양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이 소문이 관청에까지 전해지자 관청에서는 조정에 아뢰었다. 이를 들은 임금께서는 교서를 내려 칭찬하였다(相讓不已。 至聞于官。官白于朝。上敎曰). ‘나의 백성 가운데 이토록 어진 자가 있다니, 누가 오늘날 사람이 옛사람만 못하다고 하겠는가(吾民有如此賢者, 誰謂今人不如古人乎)?’ 그러고는 그 은을 반씩 나눠 가지게 한 뒤 두 사람 모두에 게 벼슬을 내렸다(命分其半。皆賜爵). 한바탕의 활극을 기대했던 분들은 다소 실망하셨을까요. 그렇지만 자신의 원칙과 소신을 굳게 지킨 두 사람이 마침 내 벼슬까지 얻게 되었으니 아름다운 결말입니다. 고집불 통이라고 답답해하실 수도 있지만, 이런 고집은 통하는 세 상이 되어도 좋겠습니다. 선생은 이 일에 대해 이렇게 시를 남기셨습니다. 洪家何管李金傳 홍씨 집이 어찌 이씨 집에 전하는 돈에 관여하리오 辭者賢如讓者賢 사양하는 사람도 가져가라는 사람만큼이나 어질구나 聖世旌褒敦薄俗 태평성대에 상을 내려 경박한 풍속 두텁게 하니 ?邦幾處息爭田 이웃 고을 여러 곳에서 밭 경계 다투는 일 그쳤다네.   (*원문을 첨가했음) 조경구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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