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野史

불여우의 난동(2)

eorks 2015. 5. 2. 01:21
韓國野史 이야기(夜談)

불여우의 난동(2)
    그로부터 얼마가 지나서였다. 신현 형제는 그 날도 절에서 글 을 읽고 있었다. 중들은 모두 밖으로 나가고 넓은 절에는 두 소 년만 남아 있었다. 날이 어두워지고 주위는 고요했다. 희미한 등잔불 앞에서 두 형제는 책을 보고 있었다. 주변이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절이 었기에 그 곳은 다른 곳보다 더 어두웠다. 형제는 남보다 겁이 없고 용감했지만 사방이 어두워지고 고요 했기에 무서웠다. 산속에서 짐승이 우는 소리가 들려 오고 있었 다. 아우는 말없이 형의 곁으로 바싹 다가앉았다. 형이 물었다. "무서우냐?" "형은 안 무서워?" "좀 무서워. 차라리 적군 앞에 서면 무섭지 않을 텐데, 대장부 인데도 이렇게 고요하니 무서워지는구나." 형제가 그처럼 서로 의지하며 마음을 달래고 있는데 갑자기, "시익 시익! 이히히히……" 하는 괴상한 소리가 들려 왔다. 누마루(다락처럼 높게 만든 마루) 건너편 난간에서 나는 소리였다. "저게 무슨 소리야?" 아우는 형의 가슴에 머리를 파묻었다. 괴상한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이히히히…… 시익 새액 시익……" 하다가, "쿵! 광! 후다닥, 뚜르르르……" 하고 무엇에 부딪치는 소리도 났다. 형은 다시 목청을 돋구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아우도 따라서 책을 읽었다. 두 소년의 글 읽는 소리가 한밤중의 적막을 깨뜨리고 울려 퍼 지는가 했더니, 괴상한 소리는 그것에 지지 않겠다는 듯이 아까 보다 더 크게 들려왔다. 소년들은 무섭다기보다는 불쾌하고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문을 스윽 열고 소리나는 쪽으로 시선을 던졌더니, 난간 너머 마루 끝에 커다랗게 솟아오른 희미한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이 보였다. 처마 끝과 별빛을 가로막고 장승처럼 우뚝 선 그 괴물은 분명 히 그들 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아우가 부들부들 떨면서 말했다. "도둑놈일까?" "내 눈에는 사람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럼 도깨비?" "그 괴상 망측한 소리는 저것이 냈나 봐." 신현은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웬만큼 담이 큰 소년이 아니었 다. "너는 누구냐?" 신현은 이윽고 그렇게 소리치고는 벌떡 일어나 등잔불을 들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우도 형을 따라 나섰다. 괴물은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있었 다. 발걸음을 천천히 옮기어 괴물 앞으로 다가가던 두 소년은, "으악!" 하고 비명을 질렀다. 괴물은 놀랍게도 죽은 사람의 시체였습니다. 머리카락은 풀어 혜쳐지고, 살가죽은 부풀어 흐늘거렸으며, 크게 부릅뜬 두 눈은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체의 입이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시익시 익! 이히히히히……` 하고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러니 아무리 담이 큰 소년이라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형제는 정신을 차리고 얼른 방으로 돌아왔다. 신현이 말했다. "집아, 내가 아랫마을로 내려가서 사람들을 불러올 때까지 네 가 여기 남아서 저 송장을 지킬테냐, 아니면 내가 지킬 테니 네 가 마을에 내려갈 테냐?" "그냥 우리 둘이 여기 있으면 안 될까?" "아랫마을에 가면 시체가 없어져 난리가 난 집이 있을 거다. 그 사람들에게 알려 줘야겠는데……" "날이 밝은 다음에 알리면 안 될까?" "날이 새면 저 시체는 없어질거야." "그럼 마을에는 내가 다녀올께." 아우는 용기를 내어 일어섰다. 아우를 보낸 형은 방문을 조금 열고 시체 쪽을 노려보며 밤을 지샐 작정을 했다. 신현은 다시 목청을 돋구어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먼 곳으로부터 첫닭이 우는 소리가 났다. 그 러자 `시익 시익! 이히히히……` 화는 소리가 점점 약해지더니 마침내 뚝 그치고 말았다. 그러더니,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장승같이 버티고 섰던 시체가 쓰러지는 것이 었다. 이 때 산 아래에서 사람들이 햇불을 들고 떠들며 올라오는 것 이 보였다. 상주와 그 가족인 사람들이 달려와 시체를 불에 비추 어 보더니, `맛다!` 하고 외치더니 울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초상을 치르려고 필요한 준비를 모두 해 놓고 밤중에 보니까 관의 뚜떵이 열리고 시체가 없어졌다는 것이었다. 놀라서 시체를 찾았지만 죽은 사람이 보이지 않아 큰 소동이 일어났다는 것이었다. 상주는 신현을 칭찬한 후 물었다. "소년은 매우 지혜롭고 영리하니 이게 대체 어느 놈의 장난인 가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무슨 까닭인지 혹시 생각나는 게 없 는가?" 신현은 그 말에는 대답을 않고, "지금부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 드릴테니, 나 중에 이렇다 저렇다 뒷말이나 하지 마십시오." 하고 말했다. 두 형제는 시체를 거두어 내려가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산 아 래로 내려갔다. 형제는 집에는 가지 않고 마을 변두리를 돌아다니며 무엇인가 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마을의 한 구석에 매우 무성한 가 시 덤불이 있었다. 그 뒤에 자리잡고 있는 당집은 마을의 무당들 이 때때로 굿을 하는 곳이었다. 형제는 호기심 때문에 따라온 마을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덤불에다 불을 질렀다. 마른 풀이 활활 타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불길이 하늘을 찌르며 당집으로 옮겨 붙었다. 신현이 마을 사람들에게 외쳤다. "다 탈 때까지 당을 빙 둘러싸십시오." 사람들은 그의 말대로 당을 둘러쌌다. 그러자 갑자기, "캑!" 하는 괴상한 비명이 들이면서 당 안에서 붉은 빛이 화살처럼 쭉 뻗어니 서북쪽 하늘로 금을 그으며 사라졌다. 마을 사람들은 깜짝 놀라 서로 얼굴만 바라볼 뿐이었다. 신현이 침착하게 말했다. "지금까지 시체를 가지고 장난을 하고, 지난번에 산에서 어린 아이를 죽인 것은 이 당집 속에 숨어서 살고 있던 불여우의 짓이 었습니다. 암컷은 이 불에 타 죽었고 수놈은 보신 것과 같이 달 아나 버렸으니 훗날이 걱정되는군요." 사람들은 신현의 말에 감탄해 마지않았다. 그런 뒤부터 그 마을에서는 살인 사건이나 시체가 없어지는 일 이 다시 발생하지 않았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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