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壯元及第(장원급제)한 아들 金炳淵이 白日場에 나가 응시한 것은 그의 나이 스무 살 나던 해 늦은 봄의 어느 날이었다. 백일장이란 草野의 無名儒生들에게 학업을 권장하기 위하여 각 고을 단위 로 글 짖기 대회를 여는 일종의 地方科擧와 같은 것이었다. 순수하게 학문을 좋아 하였을 뿐, 공명심이나 출세욕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병연은 처음부터 백일장 따위 에는 나가고 싶은 생각조차 없었다. 출세를 할양이면 어엿이 서울에 올라가 과거를 볼일이지, 지지리 못 나게 시골 백일장은 보아 무얼 한단 말인가.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달랐다. 시골 백일장에서 장원급제를 해도 그것은 그저 한 고장에서의 명성일 뿐 벼슬길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