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삿갓을 눌러 쓰고 醉翁과 醉談?을 나누다 돌아온 炳淵은 여러 날을 잠 못 이루고 뒤척이면서 번민하지만 별 다른 방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오직 취옹이 "하늘을 보기가 부끄럽거든 상제처럼 삿갓을 눌러 쓰고 '棄世 人'이 되어 산천경개를 즐기면서 되는 대로 한 세상 보내는 것도 운치 있는 일일 것이라." 고 하던 말만이 세차게 머리를 때린다. 老母에게만 잠시 바람이나 쏘이고 오겠다고 하직인사를 드리고 집을 나선 병연은 큼직한 삿갓부터 하나 샀다. 비도 안 오는 날에 삿갓을 쓰고 보니 지팡이라도 하나 짚어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는 다시 주막에 들러 취옹과 석별의 정을 나눈다. 병연을 맞은 취옹은 술상을 마주하고 빙그레 웃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