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許多韻字何呼覓(허다운자하호멱) 김삿갓은 날이 저물어 다시 산골의 한 서당을 찾아가서 하룻밤 유하기를 청했다. 그러나 제법 덩그런 집에서 열여덟 살의 어린 애첩까지 더리고 산다는 70고령의 老訓長은 오만하기 그지없었다. 자네 글을 좀 읽었는가? 예, 많이는 못 읽었지만 조금은 배웠습니다. 그러면 내가 韻자를 부를 것이니 詩를 한수 지어 보게, 잘 지으면 재워줄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자고 가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말게. 예, 선생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김삿갓은 겨우 글방사랑 윗목에 자리를 얻어 앉았고, 훈장은 거만하게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韻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