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天長去無執(천장거무집)하늘은 높아 잡을 수 없고 「關北千里」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安邊 釋王寺는 李太祖의 건국설 화가 서려 있는 명소요, 吉州, 明川은 수많은 고관대작들이 유배를 갔던 역사의 고장이 아니던가. 그러나 당장 시급한 문제는 우선 오늘밤 잠자리였다. 佛影庵에 유숙할 때는 잠자리 걱정도, 끼니 걱정도 없었다. 그러나 空虛스님과 헤어진 오늘부터는 모든 것을 그날그날의 운수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날은 저문 데 깊은 산속에 오막살이 한 채가 나온다. 사립문도 없는 단칸 斗 屋이다. 다행이 혼자 사는 노파가 반갑게 맞아 주면서 화로에 불을 피워 들여오고, 저녁 걱정을 하며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