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얼음을 밟듯 처신하라.

eorks 2017. 1. 29. 22:11
채근담[菜根談]
얼음을 밟듯 처신하라.
      靑天白日的節義 自暗室屋漏中培來. 청천백일적절의 자암실옥루중배래. 旋乾轉坤的經綸 自臨深履薄處操出. 선건전곤적경륜 자임심리박처조출. 청천백일같이 빛나는 절의(節義)도 어두운 방안의 구석진 곳에서 길러 온 것이며, 천리를 휘두르는 빼어난 경륜도 깊은 못에서 살얼음 밟듯 조심하는 데서 나온다. [해설] 푸른하늘에 빛나는 밝은 태양과 같은 놀라운 절의는 실은 그전에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남 몰래 혼자 진독의 수양을 쌓은 결과요, 천지를 뒤흔들 만한 국가의 시책도 원래는 깊은 못가에 서 있거나, 얇은 얼음을 밟을 때와도 같은 세심한 주의와 신중한 계획으로 고안한 것이다. 조선 시대에는 사화(士禍)와 당쟁이 극심하여 처세에 조심하지 않으면 자신은 물론 가문이 멸족을 당하는 예가 허다하였다. 중종 때 사람 정붕(鄭鵬)은 한참 권세를 떨치고 있는 유자광(柳子光)과 친척이었다. 유자광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는 것을 본 정붕은 그를 멀리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화를 당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고 절교를 했다가는 우선 당장 화를 입을 것이 뻔했다. 그래서 이따금 하인을 보내 문안하였는데 그 방법이 독특했다. 즉 심부름 보낼 하인의 팔을 새끼로 꽁꽁 묶어 봉인을 해 보내면 하인은 묶인 팔이 아파서 유자광의 집에 가 수다를 떨 겨를 없이 곧바로 돌아와 집안 말이 새어나감을 막을 수 있었고, 후에 유자광이 실각할 때 화를 면했다. 그의 친구 강혼(姜渾)과 심순문(沈順門)이 기첩(妓妾)을 둔 것을 보자 정붕은 충고하기를, "어서 그 여자들을 버리지 않으면 멀지 않아 화를 당할 것이네."하였는데, 강혼은 버리고 심순문은 버리지 않았다. 그 후 그 기생들이 연산군의 총애를 받게 되어 심순문은 마침내 비명에 죽고 말았다.

......^^백두대간^^........白頭大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