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부모가 때려 울린 기생의 눈물

eorks 2019. 4. 17. 01:14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2부 화류춘몽, 그 웃음과 눈물
[제2ㅡ13화]부모가 때려 울린 기생의 눈물
나이 많은 한 병사(兵使)가 어린 기생을 얻어서 매우 사랑했 다. 이 병사는 이미 늙어 힘이 없어서 스스로의 힘으로는 잠자리 를 할 수 없었으므로 젊었을 때의 그 찌릿한 기쁨을 맛보기가 어 려웠다.

그러나 이 어린 기생은 병사의 연장을 잘 만져 재주를 부려서 그 감정을 되찾게 해주었다. 이에 병사는 기생이 너무나도 좋아 병영의 물품을 많이 갖다 주었으므로 가난하던 기생집이 넉넉해 졌다.

병사가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게 되니, 기생이 우정(郵亭)에 나와서 병사와 작별하는데, 병사는 기생의 손을 잡고 눈물을 뚝 뚝 흘려 옷깃이 다 젖었다.

그러나 기생은 아직 어려서 깊은 정을 몰랐고, 그저 몸으로 받들기만 했기 때문에 전혀 눈물이 나지 않았다. 늙은 병사가 눈 물을 줄줄 흘리는데도 기생은 덤덤하게 서 있으니, 멀리서 보고 있던 기생 부모가 너무나 민망스러웠다.

그래서 기생 부모는 병사가 술을 마시는 사이에 딸에게 손짓 을 하여 눈물을 흘리라는 시늉을 해 보였지만, 끝내 기생은 눈물 을 흘리지 않았다.

그러자 기생 부모는 군졸을 시켜 딸을 잠시 불러내어 꾸짖었다.

"이것아, 우리 집 재산이 모두 그 병사가 준 것인데, 이별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는 그런 몰인정이 어디 있느냐? 이 매 정하고 못된 것아."

이렇게 야단치며 붙잡아 머리를 쥐어박고 등을 때려서 울려 돌려보냈다. 기생이 병사에게로 돌아가 아파서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으니, 병사는 기생의 우는 모습을 보고 자기와의 이별이 슬퍼 우는 줄 알고 더욱 슬퍼했다.

"너는 아직 어리니 울지 마라. 네가 울면 내 가슴이 더욱 아 프고 찢어지는 것같이 슬퍼진다. 제발 울지 마라."

병사가 이러고 달래 주니, 기생은 눈물을 닦고 부모를 쳐다보 면서 눈을 홀기고 입을 삐죽이었다.(조선 중기>


......^^백두대간^^........白頭大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