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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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ㅡ28화]세 딸의 소원
한 노파가 나이 많아 죽음에 임박하여 세 딸을 불러 앉히고
다음과 같은 유언을 했다.
"내가 죽어 저승에 가게 되면 너희들에게 소원 하나씩이 이
루어지도록 해줄 테니, 각각 으뜸 소원을 말해 보아라."
이에 큰딸이 먼저 나셨다.
"엄마! 남자에게는 전혀 쓸모없는 것이 하나 달려 있으니 그
것은 음낭(陰囊)입니다. 그러니 그 음낭을 제거해 버리고 대신에
그 힘을 양근 정력에 더해 주시오. 그것이 소원입니다."
이렇게 말하니, 노파가 그렇지 않다고 하며 설명했다.
"이것아! 무슨 소리? 그렇지 않아, 저울대에도 추가 있어야
균형이 잡히는 법, 음낭은 저울의 추와 같은 구실을 하니 그것을
제거하면 양근이 균형을 잃어 비틀거리니까 네 소원은 들어줄
수가 없다."
이어 둘째 딸이 나서며 말했다.
"엄마! 남자의 양근은 힘이 빠져 축 늘어져 있을 때도 있고
또 힘이 빳빳할 때도 있으니, 그 양근이 항상 빳빳하게 힘이 있
도록 해줘요."
이 말에 대해서도 노파는 역시 거절하면서 말했다.
"얘야, 그러면 안 되니라. 활도 늘 팽팽하게 메어 두면 활의
힘이 약해져서 못 쓰게 되는 것처럼, 그것도 늘 빳빳해 있으면
힘이 약해진단다. 그러니 네 소원도 들어줄 수가 없다."
끝으로 막네딸이 소원을 말하는데,
"엄마! 남자의 양쪽 엉덩이에 손잡이처럼 튀어나온 뿔이 붙
어 있으면 좋겠어. 몸을 맞대고 한창 흥이 오를 때 두 손으로 그
뿔을 잡고 힘을 주어 잡아당기면 훨씬 좋을 것 같아. 그러니 남
자들 엉덩이에 뿔이 달리게 해주시오."
라고 하면서, 두 주먹을 힘껏 쥐어 보였다.
이 말에 노파는 벌떡 일어나 앉아 열을 올리며 말했다.
"옳지! 그것 참 좋겠다. 진작 네 부친 엉덩이에 그런 뿔이 있
었으면 내 이렇게 힘을 쓸 수가 있었을 텐데."
노파는 이를 악물고 두 손으로 손잡이를 힘껏 잡아당기는 시
늉을 해 보이더니, 곧 쓰러져 운명했다.<조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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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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