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조

냇가의 해오랍아 ~ -신 흠 -

eorks 2007. 11. 12. 00:04

옛 시조
냇가에 해오랍아~/신 흠
    냇가의 해오랍아 무스 일 서 있는다
    무심한 저 고기를 여어 무슴하려는다
    아마도 한물에 있거니 니저신들 어떠리.
    
    [현대어 풀이] 
    냇가에 있는 해오라기야, (너는) 무슨 일로 그렇게 하루 
    종일 버티고 서 있느냐 ? 
    아무 생각이 없는 저 물고기를 엿보아서 무엇하려느냐? 
    아마도 (해오라기나 물고기나 다) 같은 물에 있은 사이
    이니 (남을 엿보는 것을) 잊어 버리는 것이 어떠할까?. 
    
    [이해와 감상] 
     "냇가에 버티고 서 있는 해오라기(백로), 너는 무슨 일로 
    그렇게 하루 종일 거기에 서 있느냐. 아마도 물 속에서 노
    는 고기를 노리고 있는 모양인데, 물 속에서 무심히 천진
    스럽게 놀고 있는 고기를 엿보아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  
    생각건대, 해오라기 너나 물고기나 다 같이 같은 물에서 
    살고 있는 사이이니, 좀 잊어 버리는 것이 어떠하냐"
    동족이나 한 이웃이나 마찬가지인데, 그렇게 잡아먹으려고 
    기를 쓰는가 말이다. 제발 살생(殺生)일랑 그만 두었으면 
    좋겠다. 인간 세상에서 서로 물고 뜯는 일도 좀 없었으면 
    좋겠구나.
    작자는 선조 임금으로부터 영창대군의 보필을 부탁받은 , 
    이른바 유교 칠신(遺敎七臣)의 한 사람이다. 그가 계축화
    옥(광해군이 영창대군을 죽이고, 인목대비를 폐모시킨 
    사건)에 연루된 관계로 파직 유배되었으며,  대북(大北)과 
    소북(小北)파의 피비린내나는 당쟁의 소용돌이를 겪었으니, 
    이 시조도 그것을 개탄한 것이다. 
    또 한편으로 보면, 초장의 '해오랍아'는 '권력자'를 상징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중장의 '고기'는 '해오라비'에 대한 희
    생물로서 약자를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종장의 
    ' 한 물'은 '한 나라 · 공동체'를 뜻한다. 즉, 약육강식의 권력
    구조의 표본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러한 비인간적인 사회의 
    풍습을 꼬집으며 훈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당대의 사회적 현실을 직설적으로 공박하지 않고, '냇가의 
    해오라기'와 '물 속의 고기'에 은유하여 점잖게 풍자한 데에
    서 작자의 대학자적인 풍모가 엿보인다.
    *해오랍아 → 해오라기(백로)야
    *무스 일 → 무슨 일로
    *여어 → 엿어, 엿보아서, 노려보아
    *무슴하려는다 → 무엇하려느냐? 
     
    [정 리] 
    ◇ 성격 : 평시조, 풍자시
    ◇ 표현 : 비유적이고 풍자적인 표현
    ◇ 주제 : 당대의 세태(당쟁의 소용돌이로 인한 폐해) 풍자
                광해군이 영창대군을 음해하려는 것에 대한 개탄
                평화로운 삶 소망
    ◇ 지은이 : 신 흠(1566~1628) → 자는 경숙, 호는 상촌, 
                    인조반정 후 영의정을 지냈으며, 조선 중기 
                    한문학의 대가로서 글씨를 잘 썼다. 시조도 
                    31수나 남겼으며, <상촌집> 60권이 전해짐.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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