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이자자진 골에 - 이 색 -
백설(白雪)이 자자진 골에 구루미 머흐레다.
반가온 매화(梅花)난 어내 곳에 픠엿난고.
석양(夕陽)에 홀로 셔 이셔 갈 곳 몰라 하노라.
[현대어 풀이]
◎백설이 녹아 없어진 골짜기에 구름이 험하구나.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어 있는가?
◎저물 무렵 홀로 서서 어디로 가야할 지를 모르겠노라.
[창작 배경]
작자는 고려의 충신으로서 쇠퇴해가는 고려의 국운을 바로
잡으려는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조선왕조가 들어서서 작자
에게 벼슬을 내렸지만 끝까지 사양하며 지조를 굽히지 않은
선비였다.
이 시조는 고려말 당시에 자꾸만 기울어져가던 고려 왕조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읊은 작품이다.
[이해와 감상]
고려왕조의 국운이 점점 쇠퇴해지고 어두워져만 가는 것을
헤아리고, 그 안타까움을 자연물에 빗대어 형상화 한 작품
이다.
초장의 '백설'은 고려왕조의 번성했던 시절 내지는 고려왕
조의 충신을, '구름'은 고려왕조가 몰락해 가는 암울한 기운
내지는 새로운 왕조를 이룩하기 위한 신흥 세력들을 나타
내고 있다. 중장의 '반가온 매화'는 고려왕조의 국운을 다
시금 회복시킬 수 있는 우국지사나 역사적 분위기를 나타
낸다. 종장의 '석양'은 스러져가는 고려의 운명을 우의적
으로 표현한 것이며, 갈 곳을 몰라 하는 시적 자아의 모습
에서 안타까워하는 심정과 갈등하는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작자는 왕조의 마지막인 역사의 전환기를 맞이하는 심정
을 자연의 경치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충신과 지사들
(백설, 매화)이 몰락하고, 간신들(구름)이 들끓는, 나라가
기울어 가는 이 판국에 몸둘 곳을 몰라 하는 작자의 심정
을 읊고 있다. 역사적 전환기에 처한 지식인의 고민을 '석
양에 홀로 셔 이셔 갈 곳 몰라 하노라'하는 탄식 속에 묻으
면서도 어디선가 나타나 줄 것만 같은 '매화'와 연결시켜
그 정을 더해 주고 있다.
*자자진 → 잦아진, 녹아 없어진
*머흐레라 → 험하구나.
[개관 정리]
□ 성격 : 평시조, 단시조, 우국시
□ 표현 : 풍유법
□ 주제 : 우국충정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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