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을 굽히어 세속(世俗)에 아첨한다. 정도(正道)를 벗어난 학문으로 세상 사람 에게 아첨함을 이름.
한(漢)나라 6대 황제인 경제(景帝:B.C. 157∼141)는 즉위하자 천하에 널리 어진 선 비를 찾다가 산동(山東)에 사는 원고생(轅固生)이라는 시 인을 등용하기로 했다. 그는 당시 90세의 고령이었으나 직언을 잘하는 대쪽같은 선비로도 유 명했다. 그래서 사이비 학자들은 원고생을 중상비방(中傷誹謗)하는 상 소를 올려 그의 등 용을 극력 반대했으나 경제는 끝내 듣지 않았다. 당시 원고생과 함께 등용된 소장(小壯) 학자가 있었는데, 그 역시 산동 사람으로 이름을 공손홍(公孫弘)이라고 했다. 공손홍은 원고생을 늙은 이라고 깔보고 무시했지만 원고생은 전혀 개의치 않고 공 손홍에게 이렇 게 말했다. "지금, 학문의 정도(正道)가 어지러워져서 속설(俗說)이 유행하고 있네. 이대로 내 버려두면 유서 깊은 학문의 전통은 결국 사설(邪說)로 인해 그 본연의 모습을 잃고 말 것일세. 자네는 다행히 젊은데다가 학문을 좋아 하는 선비란 말을 들었네. 그러 니 부디 올바른 학문을 열심히 닦아서 세 상에 널리 전파해 주기 바라네. 결코 자신이 믿는 '학설을 굽히어[曲學] '이 '세상 속물들에게 아첨하는 일[阿世]'이 있어서는 안 되네." 원고생의 말이 끝나자 공손홍은 몸둘 바를 몰랐다. 절조를 굽히지 않는 고매한 인 격과 학식이 높은 원고생과 같은 눈앞의 태산북두(泰山北斗) 를 보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공손홍은 당장 지난 날의 무례를 사과하고 원고생의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