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행상인과 주인 아내

eorks 2019. 8. 1. 00:06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5부 끓어오르는 열정, 억제치 못하고
[제5ㅡ8화]행상인과 주인 아내
한 행상인이 시골의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날이 저물어 어떤 민가에 들어가 투숙했다. 저녁밥을 먹고 초저녁에 방안에 누워서 들으니, 주인 부부가 옆방에서 숨을 몰아쉬며 몸을 맞대 고 즐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얼마 있으니 일을 끝내고 주인이 밖으로 나오기에, 행상인은 주인을 자기 방으로 잠시만 들어오라고 했다. 그리고는 주인 남 자를 붙잡고 앉아, 옆방에 있는 그의 아내가 들을 수 있도록 좀 큰소리로 얘기했다.

"밤이 되면 남녀가 옷을 벗고 몸을 맞대고 즐기는 일처럼 기 쁜 일은 없지요. 그런데 내가 오래 경험하기로는 그 행위를 할 때 부인을 아주 기쁘게 해주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어요. 한 가지는 긴 것을 깊이 푹 넣어 흔들어 뼈를 녹이는 방법인데 이것 이 첫째이고, 그 다음은 운동을 힘차고 급박하게 빨리해 부인의 가슴속에 쌓여 있는 모든 찌꺼기를 발산시켜 주는 방법이 둘째 이지요. 주인이 원한다면 내가 잘 지도해 줄 수도 있지요."

이렇게 설명했다. 옆방에서 이 말을 들은 주인 아내는 그 첫 째 방법에 대한 호기심이 잔뜩 생겨, 밤이 깊도록 몸부림이 나고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자고 있는 남편을 깨워,

"여보! 내가 방금 꿈을 꾸니 멧돼지가 우리 황토밭에 심어 놓 은 조를 다 뒤집어엎었으니, 정말 걱정이 되네요, 내 꿈이 영험 이 있다는 건 당신도 잘 알고 있지요? 힘드시더라도 잠시 황토 밭에 좀 가보고 오는 것이 좋겠소."
하고 말했다. 부인의 이러한 간청에 남편이 옷을 입고 활을 가지 고 조밭으로 올라간 사이 부인은 사랑방의 행상인을 불러들여, 조금전에 설명한 그 첫째 방법을 수고스럽지만 실험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행상인은 자기의 기능을 최고로 발휘해 부인에게 일 을 치러 주었다.그런데 이 경험을 맛본 부인이 행상인을 따라가 겠다고 하면서, 남편이 돌아오기 전에 지금 빨리 함께 떠나자고 재촉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여 부인은 자기 집의 가재도구를 챙겨 행상인에게 지우고 그 뒤를 따라나섰다.

그런데 행상인이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재미만 보려고 했는데 일이 너무 크게 확대된 것이었다. 남의 집 물건을 챙겨 짊어지 고, 또 남의 아내도 데리고 떠났다가 잡히면 큰 죄인이 될 것같 이 생각되어, 그는 부인에게 이렇게 거짓말 했다.

"부인, 가다가 밥을 해먹으려면 솥이 있어야 하지 않소. 그러 니 빨리 집으로 돌아가서 솥을 떼어 이고 오시오."

이 말에 부인이 급히 솥을 가지러 집으로 돌아간 사이 행상인 은 멀리 도망쳐 달아나 버렸다.

부인이 집에 와서 솥을 떼어 이고 나오는데, 마침 집으로 돌 아오는 남편을 만났다. 아내는 남편을 보는 순간 겁이 나서 거짓 말로 둘러댔다.

"여보! 당신이 나간 사이 행상인이 집안 물건을 훔쳐 도망했 는데, 점을 치니까 행상인이 성이 김(金)가라, 쇠로 된 솥을 이고 쫒아가면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서, 이렇게 솥을 이고 나오는 중입니다. 어떻게 하지요?"

그러면서 우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남편은 아내를 달랜 후 그 솥을 자기가 짊어지고 도둑을 뒤쫒았으나, 끝내 도둑은 잡 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조선 중기>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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