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사슴도 섰다 앉았다 해야지요

eorks 2019. 7. 30. 06:08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5부 끓어오르는 열정, 억제치 못하고
[제5ㅡ6화]사슴도 섰다 앉았다 해야지요
한 시골 청년이 장가를 들었는데 아내가 매우 곱고 예뻤다. 그래서 이 청년은 아내를 매우 사랑해 밤마다 즐거운 시간을 가 졌다. 이렇게 사는 동안 아내는 정감에 눈을 떴고, 그 사이 이웃 에 사는 한 총각과 눈이 맞아 깊은 곤계를 맺게 되었다.

남편은 아내가 이웃 총각과 정을 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 지만, 아내가 너무 예쁘니 항시 마음이 놓이지 않아 걱정스러웠 다. 하루는 남편이 조금 먼 곳에 있는 친척 집에 갈 일이 생겨서 하루 종일 집을 떠나 있게 되니, 그는 아내에게 한 가지 장치를 해놓으려고 마음먹고 아내를 불렀다.

"여보! 당신이 너무 예쁘니 내가 아침부터 밤까지 집을 비우 게 되어 마음을 놓을 수가 없소. 내 당신 옥문 근처 양쪽 허벅지 에 사슴을 한 마리씩 그려 놓고 갈 테니, 내가 없는 동안 누가 당 신을 유혹해도 절대로 응해서는 안 되오. 돌아와서 보고 내가 그 려 놓은 사슴이 그대로 선명하게 있어야지, 만약에 조금이라도 지워졌으면 당신을 의심할 게요."

"예, 좋습니다. 그렇게 해놓고 마음 놓고 잘 다녀오구려."

곧, 아내는 아랫도리를 벗고 반듯이 누웠다. 그러자 남편은 벼룻집을 가지고 와서 먹을 갈더니, 오른손에 붓을 들고 왼손으 로는 아내의 옥문 두둑을 짚고 몸을 구부려 열심히 양쪽 허벅지 에 사슴을 그리는 것이었다.

한참 동안 애를 써서 사슴 두 마리의 그림이 완성되었다. 그 러는 동안에 아내는 남資?손 움직임에 따라 그 언저리가 간질 간질하고 이상야릇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얼굴 예쁜 죄라 고 생각하며 억지로 참고 가만히 견덨다.

이렇게 해놓고 남편은 도포를 입고 마음이 놓인다는 표정으 로 집을 나섰다. 그런데 부인과 정을 통하고 있는 이웃 총각은 부?남편이 멀리 외출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집 근처에 숨 어 동정을 살피다가 부인 남편이 집을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곧장 뛰어들어왔다. 그리고 부인을 껴안고 눕히려 하니 부인이 총각을 밀치면서 말했다.

"도련님! 이번만은 참으세요. 남편이 내 양쪽 허벅지에 매우 정성들여 사슴을 그려 놓고 갔으니, 만약 도련님이 내 배위에서 살을 맞대고 문지르면 그 사슴이 지워지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 일이 발각되어 앞으로 영영 못 만나게 되고, 그랗게 되면 슬퍼서 어떻게 합니까? 이번만은 참고 뒤에 재미있게 놀도록 합시다."

부인은 이렇게 말하면서 총각의 가슴에 얼굴을 기댔다. 이에 총각은 부인을 안으면서 말했다.

"아, 남편이 사슴을 그려 놓았다고요? 지워지면 다시 그릴 수 있겠지 어디 한번 봅시다."

총각은 남편이 사슴을 어떻게 그려 놓았는지 한번 보자고 했 다. 그래서 부인은 아랫도리를 모두 벗고 앞서 남편이 그림을 그 릴 때처럼 번듯이 누워 총각에게 살펴보라고 했다.

총각이 그림을 들여다보면서 손바닥으로 그 언저리를 살살 문지르니 부인은 정감이 끓어오르는 듯 몸을 뒤틀고 숨을 몰아 쉬었다. 그러자 총각은 얼른 자기의 연장을 꺼내 접속시키고 오 랫동안 크게 흥을 돋우어 주었다. 그런 다음에 보니까 사슴 그림 이 땀으로 모두 뭉개져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부인! 사슴이 모두 뭉개져서 보이지 않아요, 내가 다시 그려 놓겠습니다. 한참 동안 가만히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말한 총각이 다시 사슴을 그리는데, 역시 정성들여 많 은 시간이 걸려서 사슴을 완성했다.

저녁 늦게 남편이 돌아와 아내에게 아무 일 없었느냐고 묻기 에 부인은,

"그럼요, 혼자 집에서 하루 종일 문을 닫고 가만히 있었습니 다. 그리고 당신이 그려 놓은 사슴도 온전하게 잘 있으니 한번 살펴보아요."
하고는 역시 아랫도리를 벗고 번듯이 누웠다. 그러자 남편은 사 슴을 확인해 본다면서, 희미한 등잔불 가까이 가지고 와서 한 참 동안 허벅지 부분을 이리저리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었다. 그 러고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말했다.

"그런데 여보! 참 이상한 일이네요. 분명히 사슴이 잘 있기는 하건만, 내가 그릴 때는 누워 있는 사슴을 그려 놓았는데, 왜 지 금은 사슴이 서 있는지 알 수가 없네요. 그리고 또 나는 사슴의 뿔을 눕혀 그렸는데 어째서 뿔이 꼿꼿하게 일어서 있는지 그것 도 모르겠어요."

그러자 이 말을 받아서 아내는 자세히 설명했다.

"여보! 그건 말입니다. 사슴이 어찌 항상 누워만 있겠습니까? 살아 있는 짐승이라 누워 있을 때도 있고 또 일어설 때도 있지 요. 그리고 누워 있던 뿔도 사슴이 일어서면 함께 일어서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누웠거나 섰거나 사슴만 어디로 가지 않고 잘 있으면 된 겁니다. 안 그래요? 여보!"

아내의 말에 남편도 그럴 것 같다고 하면서 아무 일 없었다고 생각하더라.<조선 중기>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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