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風水地理) 점괘와 지도층 인간은 왜 점괘에 의지하는가. 주요인은 불안·공포 때문일 것이다. 원초적 본능에 기인한 것인 만큼 그 역사도 깊다. 발가벗고 살던 시절에는 공동체의 운명과 인간의 생명이 점괘에 좌지우지됐다. 권력 쟁탈을 위해,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점괘가 악용돼 왔다. 혹세무민과 집단 이기에 역술만큼 유용한 도구도 없었다. 현대사회에서도 그 기본 틀은 변함이 없다. 정치인과 역술·풍수는 유독 ‘긴밀한’ 관계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조변석개의 표심에다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회창 당시 대선 후보는 출마를 앞두고 선산을 옮겨 영국의 유력지 파이낸셜타임스가 다룬 한국 대선판 역술 바람의 좋은 소재가 됐다. 조상 묘를 옮긴 것은 두 차례 대선에서 고배를 마신 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