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681

유모가 왜 상을 받아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다.[제6ㅡ25화]유모가 왜 상을 받아 한 신부가 시집와서 처음으로 시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려고 왔는데, 얼굴을 요염하게 꾸미고 좋은 옷을 입어 보는 사람들이 모두 예쁘다고 칭찬이 자자했다.신부가 시부모께 절을 하고 술잔을 올리려고 꿇어앉는데, 그 순간 `뽕' 하고 방귀를 뀌었다. 옆에 있던 친척들이 이 모습을 보고 웃음을 억지로 참느라고 입을 막고 있는데, 신부를 따라온 유모가 얼른 앞으로 나오면서 말했다."어르신, 소인이 나이 탓으로 몸에 힘이 없어, 조심성 없이 그만 불경스럽게 소리를 내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하면서 앞에 엎드렸다. 그러자 시부모가 유모의 그 행동과 재치 를 가상히 여겨 크게 칭찬했다."유..

아내 자랑하는 김추(金錘)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다.[제6ㅡ24화]아내 자랑하는 김추(金錘) 시골에 사는 김추라는 사람은 아직 그렇게 늙지 않았는데도, 어느 날 갑자기 귀가 어두워져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런데 그의 집에는 이전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아내 몰래 통정하던 여종이 하나 있었다.김추는 귀가 어두워진 뒤에도 밤에 아내가 잠든 사이에 살그 머니 일어나서 문을 열고 나가 그 여종의 방으로 가는 것이었다. 이에 여종은 주인의 귀먹은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문 을 열고 들어오면 곧장 안방마님을 크게 소리쳐 불렀다. 그러나 김추는 귀가 먹어서 여종이 안방마님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하 고 억지로 여종의 옷을 벗기는 등 자신의 일에만 열을 올리는데, 그사..

부인 바지도 없었나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다.[제6ㅡ23화]부인 바지도 없었나 옛날 한 사람이 어느 고을 관장이 되어 부임하게 되었는데, 집이 너무나 가난해 관복 안에 입을 바지가 없었다.부인이 너덜너덜하게 기운 남편 옷들을 내놓고 뒤적이다가, 할 수 없이 자기가 시집올 때 입고 와서 농 속에 넣어 두었던 비 단 바지를 남편에게 입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여자가 입는 바지는 남자의 옷과 달리 아래 뒷부분이 터져 있어서, 앉을 때 두 무릎을 벌리고 앉으면 음낭(陰囊)이 노 출되어 보이게 되어 있었다.그래서 부인은 자신의 비단 바지를 꺼내 남편 앞에 놓고 단단 히 주의를 시켰다."여보 영감! 이 바지는 내가 입던 여자 바지이니, 보시다시피 아래가 이..

소가죽 쓰고 간다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다.[제6ㅡ22화]소가죽 쓰고 간다 어느 고을에 매우 어리석은 관장이 있어서 백성들의 고소 사 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그런데 관장의 부인은 영리하고 사리에 밝아, 남편의 업무 처리를 많이 도왔다.하루는, 관청의 소를 빌려 가 기르고 있는 백성이 달려와서 다음과 같이 아뢰었다."사또 어른! 소인은 관청의 소를 빌려 기르고 있는 농부이옵 니다. 그동안 소를 잘 돌보며 농사를 지었사온데, 어제 소가 돌 다리를 건너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다리 위에서 내 바닥으로 떨 너져서 다리가 부러져 죽었습니다.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 을는지 그 방법을 일러 주옵서소."백성의 호소를 들은 관장은 그러나 어떻게 처리해야 좋..

포악한 군수 아내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다.[제6ㅡ21화]포악한 군수 아내 한 군수의 아내가 매우 거칠고 포악했다. 하루는 군수가 동헌 에 앉아 일을 보고 있는데, 어떤 백성이 아내로부터 매를 맞아 얼굴에 큰 상처를 입고 관청에 와서 고발하는 것이었다. 곧, 군 수는 엄명을 내려 남편을 때린 여인을 잡아들이게 하고 문초를 시작했다."여인은 듣거라! 원리상으로 볼 때 음(陰)인 여자가 양(陽)인 남자를 침노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어찌 아내가 남편의 얼 굴에 상처를 내어 원리와 풍속을 해쳤단 말이냐? 있을 수 없는 일이니 벌을 받아 마땅하니라."관장이 이렇게 추상같이 호령하니, 그 여자의 남편은 아내가 무서워서 겁을 잔뜩 먹고는 아내 눈치를 살피면서..

손님 접대하는 관장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다.[제6ㅡ20화]손님 접대하는 관장 한 고을 관장이 손님 접대에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을 걱정했 다. 그래서 음식은 3등급으로 정해 놓고 아전들에게 다음과 같 이 일러두었다."손님이 왔을 때, 보아서 후하게 대접할 손님이면 내가 손을 들어 눈썹을 문지를 것이고, 그 다음 조금 낮게 대접할 손님이면 손으로 내 코를 만질 것이다. 그리고 가장 낮게 대접해도 괜찮을 손님은 내 턱을 손으로 만질 테니, 閣宙湧?잘 보고 있다가 알 아서 술상을 차려 오도록 하라."이와 같이 단단히 약속을 해놓았다.이런 방법으로 손님을 접대하고 있는데, 하루는 평소에 관장 과 안면이 있는 손님이 찿아왔다. 그런데 이 손님은 아전들에게 서 이미..

벽에 홍합 그린 관장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다.[제6ㅡ19화]벽에 홍합 그린 관장 한 고을의 관장이 너무나 건망증이 심했다. 그래서 매일 좌수 (座首)가 들어와서 인사를 하면, 인사할 때마다 좌수의 성씨를 묻고, 그리고는 금방 잊어버려 이튼날 다시 기억하지 못하는 것 이었다.하루는 관장이 역시 좌수의 성을 기억하지 못하고 물으니, 좌 수는 관장이 매일 자기의 성씨를 묻는 것에 대해 민망해서 다음 과 같이 아뢰었다."사또! 소인의 성은 홍가(洪哥)이옵니다. 소인 성을 기억하지 못하시고 매일 물으시니 매우 민망하옵니다."그러자 관장도 날마다 좌수의 성을 묻는 것이 미안해서 한 가 지 방법을 강구했다. 곧 종이에 `홍합(紅蛤)'을 하나 그려서 벽에 붙여 놓고, ..

관장의 건망증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다.[제6ㅡ18화]관장의 건망증 한 고을 관장이 건망증이 매우 심해 금방 들은 것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것이었다.이 고을에는 배씨(裵氏) 성을 가진 좌수(座首)가 있어서, 매일 관청에 들어와서는 관장에게 인사를 올렸다.그런데, 배 좌수가 들어와서 관장에게 인사를 올릴 때마다 관 장은 좌수의 성씨를 기억하지 못하고 언제나 한결같이,"좌수 성씨가 무엇이었더라, 내 또 좌수 성씨를 잊었네."하며 묻는 것이었다. 그러면 배 좌수는 늘 같은 말로 이렇게 일 러 주었다,"예, 성주(城主) 어른! 소인 성은 배가입니다."이와 같이 날마다 되풀이하니, 배 좌수는 관장이 매일 자기의 성씨를 묻는 것이 민망하여, 하루는 관장 앞에 ..

그 좋은 기회를 놓친 총각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다.[제6ㅡ17화]그 좋은 기회를 놓친 총각 한 시골 총각이 이웃집에 있는 여종을 흠모하여 늘 연정을 품 고 있었지만, 서로 만나 애정을 호소할 기회가 없어 애만 태우고 있었다.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이 총각이 산속에 들어가 나무를 한 짐 해 짊어지고 돌아오다가 갑자기 소나기를 만났다. 그래서 얼 른 큰 나무 밑에 나뭇짐을 벗어 기대 놓고, 비를 피하기 위해 바 위 밑 굴속으로 들어갔다.총각이 젖은 옷을 털털 털고는 바깥을 내다보고 앉아 비오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뒤에서 무언가 옷자락을 잡아끄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총각은 처음 바위 밑으로 들어올 때 비를 피하기에 급급하여 굴 안을 자세히 살피지 않았고,..

기생을 여우로 착각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다.[제6ㅡ16화]기생을 여우로 착각 상주(尙州)에 사는 성여필(成汝必)은 성품이 치밀하지 못해서 사리 판단이 좀 어두웠다. 하루는 말을 타고 다른 지방에 나들이 갔다가 날이 저물어 말을 빨리 몰아 돌아오는데, 중도에서 한 젊 은 여자를 만났다.말을 세우고 자세히 살펴보니, 평소에 만난 적이 있는 관기 (官妓)였다. 성여필을 본 기생은 반가워하면서 말했다."생원님은 저를 보신 적이 있지요? 저는 이 고을 기생입니다.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머니, 생원님 말 뒤에 좀 얹혀 함께 타고 가 게 해주십시오. 부탁입니다."이렇게 애원하는데 성여필이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밤중에 기생이 혼자 걸어간다는 것이 아무래도 이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