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

김동환(金東煥)님의 詩

eorks 2007. 5. 10. 16:01

김동환(金東煥)님의

    1.-산(山) 너머 남촌(南村)에는- 1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南)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제 나는 좋데나. 2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제 나는 좋데나. 3 산 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 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오는 가는 노래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 2.<눈이 내리느니> 북국(北國)에는 날마다 밤마다 눈이 내리느니, 회색 하늘 속으로 흰 눈이 퍼부을 때마다 눈 속에 파묻히는 하아얀 북조선이 보이느니. 가끔가다가 당나귀 울리는 눈보라가 막북강(漠北江) 건너로 굵은 모래를 쥐어다가 추위에 얼어 떠는 백의인(白衣人)의 귓불을 때리느니. 춥길래 멀리서 오신 손님을 부득이 만류도 못하느니, 봄이라고 개나리꽃 보러 온 손님을 눈 발귀에 실어 곱게 남국에 돌려보내느니. 백웅(白熊)이 울고 북랑성(北狼星)이 눈 깜박일 때마다 제비 가는 곳 그리워하는 우리네는 서로 부등켜 안고 적성(赤星)을 손가락질하며 얼음 벌에서 춤추느니. 모닥불에 비치는 이방인의 새파란 눈알을 보면서, 북국은 추워라, 이 추운 밤에도 강녘에는 밀수입 마차의 지나는 소리 들리느니, 얼음장 트는 소리에 쇠방울 소리 잠겨지면서. 오호, 흰 눈이 내리느니, 보오얀 흰 눈이 북새(北塞)로 가는 이사꾼 짐짝 위에 말없이 함박눈이 잘도 내리느니. ------------------------------------------------- 3.-북청(北靑) 물장수-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물을 쏴 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수를 부르면 그는 삐걱삐걱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져 버린다.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북청 물장수. ----------------------------------- 김동환 : (金東煥,1901~?) 호는 파인(巴人). 함북 경성출생. 일본 도요대학(東洋大學) 문과 수료. 조선일보,동아일보 기자를 지냈고, 1929년 경부터 종합지<삼천리>와 순문예지 <삼천리문학>을 주재했다. 1950년에 납북되어 생사를 모른다. 초기에는 민족의 현실에 눈을 돌려 '나라찾기'의 시를 썼으나, 일제의 탄압이 심해지자 민요시로 전향했다. 대표작에 <북청물장수>,<산 넘어 남촌에는>,<국경의 밤>, <승천하는 청춘>,<우리 4남매>등이 있다. ----------------------------------------------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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