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활한 토끼는 굴을 셋이나 파 놓고 있어 위기를 잘 모면한다는 뜻. 용의 주도하게 자신을 지킴의 비유
전국시대 제(齊)나라 재상 맹상군이 거느리고 있는 3 천명의 식객중에 풍 훤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날 맹상군은 풍훤 에게 설(薛)땅에 가서 그곳 사람들에게 빌려준 돈을 거두어 오라는 심부름을 시켰다. 설에 도착한 풍훤은 빚진 사람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았다. 그들이 신고한 빚진 액수와 차용증서 를 대조해보니 전부 일치했다. 풍훤은 모든 증서를 그 자리 에서 불태워버렸다. 어리둥절해 있는 사람들에게 그는 말했다. "맹상군은 여러분이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다는 것을 알고 채무를 면제해주라고 내게 분부하셨소." 설의 백성들은 만세를 부르며 좋아했다. 돌아온 풍훤의 보고 를 듣고 어이 없어 하는 맹상군에게 풍훤은 이렇게 말했다. "그 대신 당신에게 부족한 은의(恩義)를 얻어왔소." 그로부터 1년뒤 어쩌다가 왕의 미움을 산 맹상군은 재상자리 에서 밀려나 설 땅에 가게 되었다. 맹상군이 설에 나타나자 그곳 백성들은 떼를 지어 몰려나와 환호하며 맞이했다. 맹상군을 풍훤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대가 얻어왔다는 은의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소." 그 말을 받아 풍원이 말했다. "교활한 토끼는 굴이 셋이나 있다(狡兎有三窟)고 합니다. 나리에게는 지금 하나 밖에 없으니 안심할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제가 두개를 더 만들어드 리지요." 과연 풍훤은 뒤에 맹상군을 위해 굴 두개를 더 파 주었다. 하나는 제나라 임금으로 하여금 맹상군을 다시 재상으로 쓰게 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맹 상군의 봉지인 설에 제나 라 선대의 종묘를 세우게 함으로서 맹상군의 입 지를 확고 하게 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