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문공(騰文公)이 맹자에게 신하를 보내 정전법(井田法)에 대해 물었다. 맹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의 군주께서는 인정을 베푸시고자 많은 신하 가운데 당신을 뽑아 내게 보내셨습니다. 그러니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주십시오. 대체로 인정(仁政)이라 는 것은 먼저 밭의 경계선을 명확히 하는 것 으로부터 시작됩니 다. 경계가 확실치 않으면 아무리 정전법을 시 행하여도 균형이 깨어 지며 관리의 녹도 그것에 의해 정해지거나 불 공평한 일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기에 폭군이나 탐관이 있는 곳은 경계가 불확실한 것이 특징 입니다. 경계를 확실히 정해 두면 정확히 밭을 분할할 수가 있고, 농작물 의 수확량을 기초로 녹(祿)을 결정하 는 게 쉬워집니다."
맹자는 말한다.
"인간의 생활이란 분업을 하는 것입니다. 원시적인 자급자조만으 로 는 나라의 기틀을 공고히 할 수가 없습니다."
그 당시 묵자의 영향을 받은 허행이라는 이가 송나라로부터 등나 라 에 들어와 살고 있었다. 그는 거친 옷을 입고 자신이 지은 음식을 먹 고 있었다. 언젠가 그는 등문공에게 임금도 백성과 마친가지로 손수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는 인물이었다.
"농기구나 그릇 등의 당장에 쓰지 않는 물건은 필요한 이웃의 쓰 지 않은 물건과 바꾸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우 임금 같은 분은 여덟 해 동안 아홉 개의 큰 강을 막으셨으며 세 번이나 자신의 집 앞을 지나 가면서도 들어가지 못했다고 합니다.
군왕과 선각자들이 강을 막고 농사 짓는 법을 가르쳐 주어 백성들 이 따뜻한 옷을 입고 배불리 먹고 사는 것(暖衣飽食)이 아니겠습 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