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에서 머리만 내밀고 좌우를 살피는 쥐라는 뜻. 곧 ① 진퇴 거취를 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상태. ② 두 마음을 가지고 기회를 엿봄.
전한7대 황제인 무제(武帝:B.C. 141∼87) 때의 일이다. 5대 문제(文帝)의 황 후의 조카인 위기후(魏其侯) 두영(竇孀)과 6대 경제(景帝)의 황후의 동생인 무안후(武安侯) 전분(田)은 같은 외척 이었지만 당시 연장자인 두영은 서산 낙일(西山落日)하는 고참 대 장군이었고, 전분은 욱일 승천(旭日昇天)하는 신진 재상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두영의 친구인 관부(灌夫) 장군이 고관 대작(高官 大爵)들 이 모인 주연에서 전분에게 대드는 실수를 범했다.
사건의 발단은 관부가 두영을 무시한 한 고관을 힐책(詰責)하는데 전분이 그를 두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관부가 한사코 사죄를 거부하자 이 일은 결국 조의(朝議)에 오르게 되었다. 양쪽 주장을 다 들은 무 제는 중신들에게 물었다.
"경들이 판단컨대 어느 쪽이 잘못이 있는 것 같소?"
처음에는 의견이 둘로 나뉘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영의 추종 자로 알 려진 내사(內史:도읍을 다스리는 벼슬) 정당시(鄭當時)조차 우물쭈물 얼버 무리는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자 어사대부(御史 大夫:감찰 기관의 으뜸 벼슬) 한안국(韓安國)도 명확 한 대답을 피했다.
"폐하, 양쪽 다 일리가 있사와 흑백을 가리기가 심히 어렵나이다."
중신들의 불분명한 태도에 실망한 무제가 자리를 뜨자 조의는 거기 서 끝났 다. 전분은 화가 나서 한안국을 책망했다.
"그대는 어찌하여 '구멍에서 머리만 내밀고 좌우를 살피는 쥐[首鼠 兩端]'처 럼 망설였소? 이 사건은 시비 곡직(是非曲直)이 불을 보듯 훤한 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