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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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ㅡ13화]처갓집 여종을 사랑한 이항복
이항복이 권율의 무남독녀에게 장가들어, 신혼 초에 처가의
한 여종을 보고 너무 예뻐 결코 놓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인에게 혼자 조용히 독서하면서 지낼 수 있는 방을
하나 마련해 달라고 하니, 곧 장인은 한적한 곳에 방을 하나 마
련해 주었다.
이항복은 곧 그 여종을 자기 방으로 불러들여 정을 통하고는,
이후로 종종 밤에 그 여종과 살을 맞대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장인이 이 사실을 알게 되어, 어떻게 하면 한번 무안을 줄 수
있을까 고심한 끝에 한 꾀를 생각해 냈다.
장인은 사위 몰래 몇 명의 친구들과 이 계획을 상의하고, 매
일 밤 여러 명의 친구들을 자기 집 가까이에 있는 한 친구 집의
사랑방에 모여 놀게 했다.
그리고는 며칠 동안 이항복의 방을 살피다가, 어느 날 밤에
여종이 사위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급히 친구들을
불러 그 방문 앞에 모이게 했다.
권율의 친구 여러 사람이 이항복의 방문 앞에 서서 방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니, 바야흐로 한창 운우(雲雨)를 즐기는 것
같았다.
이 때 장인 권율이 헛기침 소리를 내며 나직한 목소리로 사위
를 불렀다.
"이 사람아, 잠들었는가? 미안하네그려, 내 친구들이 자네를
보겠다고 몰려왔으니 늦었지만 잠시 일어나야 하겠네."
이 때 사위 이항복은 여종을 알몸으로 만들어 한창 끌어안고
즐기고 있었는데, 뜻밖에 장인의 목소리를 듣고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몰라했다.
곧 이항복은 여종에게 옷을 입힐 시간이 없어 벗은 채로 이불
에 싸서 방구석에 밀쳐 놓고, 불을 켜고는 옷을 주섬주섬 입으면
서 문을 열고 나갔다. 이에 밖에 서 있던 장인의 친구들이 방안
으로 들어와 앉았고, 이항복은 장인 친구들에게 절을 해 인사를
올렸다.
이 때, 장인의 친구 한 사람이 방안을 두리번거리다가 이렇게
말하면서 일어섰다.
"좁은 방에 이불마저 방구석에 있어서 더욱 좁군, 내가 이불
을 걷어 시렁 위에 올려놓겠네."
이러고는 여유를 주지 않고 곧장 이불이 있는 구석으로 가더
니 주섬주섬 이불을 싸서 번쩍 드는 것이었다. 이 순간 옷을 벗
은 탐스런운 알몸의 여종은 땅에 떨어지고 이불만 들리었다.
장인 친구들이 이 아름다운 여채를 보고 손뼉을 치면서 웃으
니, 이항복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얼굴빛도 변하지 않고 빙
그레 웃으면서 여유 있게 말했다.
"옷벗은 여종을 숨기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구먼요."
이렇게 말하면서 여종을 구석으로 밀치고 옷을 챙겨 주어 입
게 하니, 보고 있던 장인 친구들은 배를 쥐고 웃었고 여종은 부
끄러워 얼굴을 가린 채 어쩔 줄을 몰라했다.<조선 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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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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