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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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ㅡ13화]잘못 들은 노가자 냄새
한 시골에서 하루는 부인들이 모여 잔치를 열었다. 나이 많은
부인들이 상석에 죽 늘어앉고, 젊은 부인들은 한 사람씩 나와 노
부인들 앞에서 차례로 술을 올렸다.
이 때 남편 성이 노씨(盧氏)인 한 젊은 부인이 차례가 되어 앞
으로 나왔다. 이 부인은 농 속에 오랫동안 넣어 두었던 옷을 꺼
내 입고 얼굴에 화장을 진하게 하여, 화장품 향기와 함께 장롱
나무 냄새가 섞여 몸에서 짙은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이에 한
늙은 부인이 술잔을 받으며 말했다.
"이 젊은 사람은 `노가자` 냄새를 심하게 풍기네그려."
옛날 시골에서는 향기가 나는 향나무인 노가자나무(우리말로
`노간주나무`)로 농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 농 속에 옷을 오래
넣어 두었다가 꺼내 입으면 옷에 농 향기가 스며 있어 그 냄새가
심하게 났다. 이 냄새를 보통 `노가자나무 냄새`라고 말했던 것
이다. 그래서 이 늙은 부인도 화장품 냄새와 어울려 더욱 진하게
풍기는 그 향나무 옷장 냄새에 대해 별다른 뜻 없이 `노가자 냄
새`가 많이 난다고 말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젊은 부인이 그 말을 잘못 알아들은 데에서 큰 문
제가 발생하고 말았다. 그 젊은 부인은, 이 말을 `노가 조 냄새'
로 잘못 알아들은 것이다. 즉, 자기 남편 성씨가 노씨니까, `노
가(盧哥)'의 `조(鳥: 남자 성기,좆)' 냄새가 난다고 알아들은 것
이었다.
젊은 부인은 노부인이 농담을 하느라고, 남편 노씨의 양근(陽
根)을 만진 그 손에서 양근 냄새가 난다면서 자기를 놀리는 것으
로 알아들었다. 그런데 이 젊은 부인은 실제로 밤에 남편의 연장
을 만지면서 남편과 짙은 농담을 주고받았기 때문에, 노부인들
도 역시 그렇게 짙은 농담을 하는 것으로 오해했던 것이다.
그래서 젊은 부인은 수즙어하면서 웃음을 띠며 말했다.
"예, 노마님! 아침에 몸치장을 하고 나오는데 남편이 그 꼿꼿
한 연장을 꺼내 보이기에, 잠깐 잡아 만져 주고 왔습니다. 그래
서 그 냄새가 손에 배어 있었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이 말을 들은 늙은 부인들은 서로 돌아보면서, 여러 사람 앞
에서 상소리하는 버릇없는 여저라고 꾸짖으며 밖으로 내쫒아 버
리는 것이었다.
젊은 부인이 당황해하며 일어서서 나오는데, 이 때 젊은 부인
을 따라온 여종이 썩 나서며 웃으면서 말했다.
"아씨마님! 나가지 말고 잠시만 앉으십시오. 여기 계신 노부
인들께 한말씀만 올리겠습니다. 저는 손금을 매우 잘 봅니다. 특
히 남자의 양근을 만져 본 부인들의 경우에, 손금을 보고서 몇
번이나 만졌는지를 모두 다 알아냅니다. 지금 저희 아씨를 남편
연장을 좀 만졌다고 하여 나가라고 하시니, 정말 노부인들께서
는 남편의 그 물건을 한 번도 만져 보지 않은 깨끗한 손인지 제
가 손금을 좀 보겠습니다. 노부인께서는 모두 손을 제 앞으로
내보여 주십시오."
이 말을 들은 늙은 부인들은 모두 손을 소매 속에 깊이 넣고
보여 주려 하지 않으며 돌아앉아 웃는 것이었다. 이에 여종은 자
기 아씨를 본래 자리로 안내하면서 말했다.
"여러 노마님께서는 이제 우리 아씨를 쫒아내지 않으시겠지
요? 고맙습니다. 아씨마님! 여기 모이신 부인들 모두 노소 가닐
것 없이 같은 손을 가졌으니 나갈 필요가 없습니다. 여기 자리에
앉으십시오."
그러자 노부인들도 모두 웃으면서 젊은 부인을 자리에 가 앉
으라고 권했다.<조선 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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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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