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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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ㅡ15화]수놈 벼락 맞은 부인
한 사람이 집에 있는 여종에게 마음을 두고 정을 통하고자 했
다. 그러나 아내가 잠든 사이에 살짝 나가 여종의 방으로 가면,
아내는 귀신같이 알고 일어나 따라나오므로 번번이 실패했다.
그래서 이 남자는 끝까지 자기를 미행하는 아내가 미워, 언젠
가 아내에게 한번 고통을 당하게 해주리라 마음먹고 기회를 노
리고 있었다.
하루는 밤에 비가 몹시 내리고 뇌성벽력이 치기에,
`옳지, 이 기회에 아내를 한번 골탕 먹여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남자는 밤에 여종에게 가는 것처럼 하
면서 가만히 일어나 밖으로 나가 병풍 뒤에 숨어 있었다.
그러자 아내 역시 여느 때처럼 살그머니 따라나오더니, 남편
이 보이지 않으니까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찾는 것이었다. 이 때
마침 벽력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더니 아내는 크게 놀라며 두 팔로
머리를 움켜쌌다. 이 순간 남자가 병풍 뒤에서 뛰어나와 손바닥
으로 아내의 등을 몇 번 힘껏 때렸다. 이에 아내는 크게 놀라서
마룻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의식을 잃었다.
남자는 곧 아내를 눕히고 옷을 입은 채로 잠자리하는 것처럼
아내 몸 위에 엎드려 여러 번 허리로 누르며 상하 운동을 했다.
그리고는 재빨리 방으로 들어와 이불을 쓰고 누워 있으니, 한참
후에 아내가 정신을 차리고 들어와서 남편을 깨웠다.
"여보! 하늘의 뇌성벽력도 수놈이 있는지 참 이상해요."
"암 그렇지, 세상 만물이 다 암수가 있는데 벽력이라고 어찌
암놈 수놈이 없겠는가? 그런데 부인, 그런 건 왜 묻소?"
"여보! 조금 전에 내가 그 수놈 벽력에게 당했나 봐요."
아내는 수놈 벽력에 의해 강간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원통해
하면서 마구 탄식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남편이 부인의 옷끈
이 그대로 단단히 매어져 있는 것을 근거로,
"여보! 안심해, 이봐, 옷끈이 풀어지지 않았지? 벽력은 결코
사람에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없는 게야."
하면서 위로하니, 아내는 그제서야 아음을 놓았다.
이후로 아내는 밤중에 남편이 나가도 절대로 따라나서는 일
이 없었다.<조선 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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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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