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콩 타작을 왜 중단해요

eorks 2019. 7. 16. 01:32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4부 서민들, 유머는 그들이 낙이었다.
[제4ㅡ38화]콩 타작을 왜 중단해요
한 부부가 열심히 농사를 짓고 살았다. 농사철이라, 매일 힘 든 들일 때문에 부부의 잠자리 기쁨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하 루는 부부가 함께 들에 나가 일을 하는데, 갑자기 낮에 소나기가 쏟아져 일을 중단하고 집으로 달려왔다. 집에 도착하니 부부는 옷이 다 젖어 물속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 같았다.

그래서 남편은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고, 아내는 부엌 으로 들어가 비에 젖은 저고리를 벗어 아궁이 앞에 펼쳐들고 앉 아서 말리고 있었다. 이 때 남편이 방에서 나와 부엌 쪽을 바라 보니 아내의 드러난 속살과 유방이 너무나 탐스러웠다. 게다가 비를 맞아 흠뻑 젖어 늘어뜨려진 머리칼은 한층 더 남자의 춘정 (春情)을 자극했다.

"여보! 이리 와요. 방으로 좀 들어가요."

남편은 아내를 불러 팔을 잡아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남편 은 모처럼 불지퍼진 열정을 주체하기 어려워 급히 서둘러 아내 를 껴안아 눕히고 치마와 바지끈을 풀어혜쳐 조급하게 자기의 연장을 접속시켰다.

미처 마음의 준비가 덜된 아내는 한낮의 행사에 조금은 익숙 하지 못해 당황해하면서도 남편이 하는 대로 따르면서, 될 수 있 는 대로 기분을 맞춰 보려고 애쓰며 입을 열었다.

"여보! 기분이 나쁘진 않지만, 벌건 대낮에 옷을 벗고 누워 숨을 몰아쉬고 하는 것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 말을 들은 남편도 약간 부끄러운 기색이 있었지만, 그런 대로 씩 웃으며 말을 받았다.

"여보! 한낮에 이렇게 즐거운 행사를 하면 뒷밭에 심어 놓은 콩이 많이 열리고 충실해져 수확이 많아진다는 말이 있어요."

남편은 이런 농담을 하면서, 아내의 몸을 껴안아 허리에 힘을 주어 밀며 행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시작하고 보니 밝은 대낮이어서 그윽한 분위기 가 아니었고, 또 평상시 낮 행사에 익숙하지 못한데다가 들일에 지쳐 있어서, 남편은 제대로 꼭대기까지 끌어올리지도 못하고 밋밋한 상태로 물도 제대로 쏟지 못하고 내려왔다.

그런데 아내는 그게 아니었다. 남편과는 달리 한낮이라는 새 로운 분위기와 함께, 오랜만의 맨몸 접촉에 정감이 매우 고조되 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처럼 적극적인 남편의 행동에 가슴 울리 는 기대를 품고 호응했는데, 남편의 형편없는 부실한 작업에 정 감의 꼭대기는커녕 산 언저리를 헤매다가 돌아온 꼴이 되어서 기대했던 기분을 완전히 잡쳐 크게 실망했다.

아내는 무엇을 잃은 것 같은 허전함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 면서, 체념과 서운함이 뒤범벅이 되어 남편에게 힘없는 목소리 로 이렇게 원망했다.

"여보! 대낮에 이렇게 하면 뒷밭에 심은 콩이 많이 열린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 콩이 아무리 많이 열린들 무슨 소용 이 있습니까? 남북의 창고에 콩깍지를 거두어다 쌓아 놓고는, 그것을 타작해 다 털기도 전에 중도에서 타작을 중단하면 어떻 게 콩 수확을 합니까? 동쪽 집과 서쪽 집에서 빌려 먹은 콩이 얼 마인데 이렇게 타작을 중단하니, 이제 콩이 어디에서 나 빚진 콩 을 다 갚는단 말입니까?"

이렇게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니, 남편은 아무 말도 못하고 무안한 듯 먼 하늘만 바라보더라.<조선 후기>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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