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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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ㅡ39화]좋은 판결을 내려 준 닭 도둑
어느 시골 사람 부부가 잠자리에 대해 매우 깊은 맛을 알고
즐겼다. 하루는 밤에 남편이 그 아내를 놀려 주려고 슬그머니 농
담을 걸었다.
"여보! 내가 오늘 밤 당신에게 수십 번 잠자리를 해주면, 당
신은 무엇으로 그 고마움에 보답하겠소?"
"아, 여보! 수십 번이라니오. 당신이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나
는 농 속에 깊이 감추어 둔 열일곱 새 고운 무명베로 정성껏 당
신 바지를 지어 올리겠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주고받은 후 부부는 단단히 약속을 했다. 그
래서 밤이 깊은 다음, 남편은 약속한 대로 이행하겠다고 하면서
아내의 옷을 벗기고 될 수 있는 대로 아내를 기분 좋게 해주려고
애쓰는 척했다. 그러자 아내는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큰 기대를 갖는 것 같았다.
얼마 후 남편은 몸을 결합해 서서히 일진일퇴 운동을 개시하
면서, 힘을 주어 밀 때마다`한 번, 두 번, 세 번....'하고 소리
내어 세는 것이었다.
부인이 가만히 살펴보니, 남편은 처음 약속과는 달리 운동 속
도를 일부러 느리게 하고 마치 장난하는 것처럼 숫자만 세는 것
이었다. 이에 부인은 가슴이 부풀어 눈을 감고 기대했다가 감았
던 눈을 크게 뜨고는 남편을 쳐다보며 항의했다.
"아니 여보! 그런 게 어찌 `한 번, 두 번'입니까? 그렇게 하면
밤새 1백 번을 해도 무명배 바지는커녕 삼베 잠방이도 아까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게 아니지 않습니까?"
이렇게 불평하니 남편은 웃으면서 아내에게, 그렇다면 당신
은 어떻게 하는 것을 `한 번'이라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아
내는 표정을 지어 가며 진지하게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당신의 연장을 내 다리 사이에 살그머니 접촉해 접합하고,
처음에는 천천히 부드럽게 진퇴하면서 상하좌우로 주위를 잘 문
질러 촉촉해지게 한 다음, 이윽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설설9
진9퇴하여 깊은 곳까지 닿게 해야 합니다. 이러고는 속도를 점
점 빨리해 진퇴 운동을 수백 번 계속하면, 마침내 두 사람의 심
장이 느긋해지고 사지에 맥이 풀려 힘이 없어지면서, 음성이
목에 걸려 소리가 나올락 말락 하고, 아무리 눈을 뜨려고 애써도
눈이 떠지지 않는 지경에 이르러 절정을 넘게 됩니다. 여기까지
마쳐야만 비로소 `한 번'이지요."
"하하하....여보 부인,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또 `두 번'이
되는 건가요?"
"아, 그야 당연히 처음에 한 순서대로 빠뜨리지 말고 다시 그
대로 모두 진행하여 끝내야만 두 번째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부부가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마침 마을 청년들이
모여 밤늦게까지 놀다가 닭을 잡아 삶아서 술안주로 하려고 팔
아먹을 닭이 있는 집을 알아보니, 마침 이 부부 집에 팔 닭이 있
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밤이 오래되었으니 우선 닭을 가져와
서 잡아먹고, 내일 아침에 닭값을 계산해 주기로 의논이 되었다.
그래서 한 청년이 이 집에 닭을 가지러 왔다가 닭장에서 닭을
가만히 잡아 안고 방문 앞을 지나는데, 어두운 방안에서 부부의
얘기 소리가 들리기에 서서 들어 보니 위와 같은 사랑 얘기였다.
부인 이야기를 다 들은 청년은 그대로 갈 수가 없어서 방을 향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것은 아주머니 말씀이 옳습니다. 아저씨가 말한 `한 번,
두 번'은 말도 안 됩니다. 저는 이웃에 사는 청년으로, 친구들의
술안주를 위해 닭을 잡아가려고 왔습니다. 닭값은 내일 날이 밝
는 대로 계산해 드리겠습니다. 사랑 놀이 즐기십시오."
이에 남편이 무어라 미처 응답하기도 전에 부인이 말을 받았다.
"아, 마침 좋은 판결을 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렇게 잘 판
결해 주셨는데 그까짓 닭 한 마리 값이 문제겠습니까? 닭값은
내지 않아도 좋습니다. 돌아가 잘들 노십시오."
이 얘기를 들은 마을 청년들은 배를 쥐고 웃었다.<조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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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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