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談.野史.說話 523

노극청전(盧克淸傳)

野談 ♡ 野史 ♡ 說話노극청전(盧克淸傳)   노극청(盧克淸)이 어떠한 사람인지는 알 수 없다. 벼슬은 산관(散官)인 직장 동정(直長同正)에 이르렀을 뿐이다(盧 克淸者.不知何許人也.官止散官直長同正). 집이 가난하여 그 집을 팔려다가 미처 팔지 못하고 마침 일이 생겨서 외군(外郡)에 갔었는데, 그의 아내가 낭중(郎 中)인 현덕수(玄德秀)에게 백은(白銀) 12근(斤)을 받고 집 을 팔았다. 극청이 서울에 돌아와서 그 집값을 너무 많이 받은 것을 알고 백은 3근을 가지고 덕수에게 가서, “내가 과거에 이 집을 살 때에 9근밖에 주지 않았는데, 수 년 동안 살면서 아무것도 수리한 것이 없으면서 3근을 더 받는 것은 경우가 아니므로 이를 돌려 주겠소(予實賈此宅. 只給九斤耳.居數年.無所加修.而剩得三斤.非理也.請還之)..

계영배(戒盈杯) ②

野談 ♡ 野史 ♡ 說話계영배(戒盈杯) ②   2. 우삼돌(禹三乭)―. 우명옥의 본명이다. 그는 강원도 홍천 산골에서 질그릇을 구워내며 살았다. 어느덧 나이 스물 셋. 하루는 사기로 유명한 분원으로 가서 깨끗한 사기를 만들 생각으로 집을 떠나 광주분원 외장으로 있는 지영감의 제 자가 되었다.    그러나 삼돌이는 여러 동료들에게 구박과 학대를 받으면 서 새벽부터 밤까지 흙 반죽에 그릇 모형 만드는 일을 열심 히 했다. 그러는 사이 기술도 일취 월장하여 보는 사람마다 눈들을 크게 뜨고 혀를 내둘렀다.    이해 봄, 삼돌은 나라에 진상 바칠 반상을 전담해 만들게 되었다. 스승 지외장은 옷 한 벌을 새로 해 입히고 관례를 시키면서 이름으로 명옥(明玉)이라고 고쳐 주었다.    그러나 우명옥에 대한 동료들의 시..

계영배(戒盈杯) ①

野談 ♡ 野史 ♡ 說話계영배(戒盈杯) ①   1. 조선 말엽 정조대왕 때인 을묘년 3월 열이렛날, 평안도 의주 땅에 사는 거상 임상옥(林尙沃)의 저택에서는 고관대 작이 모여 성대한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임상옥의 회갑 연이었다.    귀빈들만 해도 평안감사, 병사, 군수들이 초대되었고 서 울을 비롯하여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같은 먼 곳에서도 귀빈들이 모여들었다.    정조 3년(1779) 12월 10일 평안도 의주에서 출생한 임상 옥, 그는 18세때부터 상업에 나서서 온갖 고생을 거듭한 끝 에 국제무역상으로 대성한다.    그가 어느 정도의 거부였는가를 아는데 좋은 자료가 있다. 그의 문집인 가포집에 의하면 그가 38세 되던 해에 백마산 성 서쪽 삼봉산 밑에 선영을 옮겨 모시고 그 이듬해에 선영 밑..

공민왕이 오장깃대를 꽂았던 곳이다.

野談 ♡ 野史 ♡ 說話공민왕이 오장깃대를 꽂았던 곳이다.『공민왕과 모후실 순천설화 / 설화』 “똘이야! 똘이 어딨니?” 밥 때가 되어도 나타나지 않는 똘이를 찾다 똘이 엄마도 포기하고 돌아섰다. 그러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조그만 아 이가 갑자기 튀어나오더니 ‘어흥’ 하면서 엄마를 놀래켰다. 하지만 익숙한 듯 똘이 엄마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런 엄마가 재미없었는지 똘이는 마루에 올라 밥을 게 눈 감추 듯 말아먹고는 또 다시 밖으로 나갔다. 똘이가 막 동구밖을 향해 달려나가는데 멀리서 뿌연 먼지 와 함께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였다. 시골마을에 웬 병사들 일까? 똘이는 의아했지만 이내 아무 생각 없이 터벅터벅 마을 앞 개울을 따라 내려갔다. 그러면서도 연신 뒤를 힐 끔힐끔 돌아봤다. 처음 보는 병사들의 옷차림..

>“용소, 용소라고 있나요?”

野談 ♡ 野史 ♡ 說話“용소, 용소라고 있나요?”『장군바위와 용발태죽 순천설화 / 설화 』 순천 월등면 계월리 이문마을은 뒤로는 국사봉이 감싸고 있고 앞으로는 계월천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마을 이다.이 마을에는 아주 오래 전 이 마을에 들렀다는 한 장군과 용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 이 마을에 연희라는 아가씨가 살고 있었다. 연희는 동갑내기 동네 총각 현수와 남 몰래 사랑을 속삭이는 사이 였다.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데다가 서로가 착하디착한 성 격인지라 남매처럼 의지하는 사이여서, 어찌 보면 연정이 라기보다는 애틋함이 더 큰 사이였다. 동네 사람들도 그런 연희와 현수를 연인 관계라기보다는 친남매처럼 바라보았 다. 두 사람은 거의 매일 붙어 지내다시피 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처음 보는 사..

비낏골에 얽힌 슬픈 전설

野談 ♡ 野史 ♡ 說話비낏골에 얽힌 슬픈 전설『비낏골에 얽힌 슬픈 전설 고흥설화 / 설화』 고흥 동강면 마륜리에는 비낏골이라는 골짜기가 있다. 마치에서 원등까지 약 3㎞에 이르는 골짜기인데, 1800년 대까지만 해도 이곳에 숲이 울창하여 호랑이가 나타났다 고 한다. 호랑이까지 나타난다는 말이 있어 한동안 이곳에 는 사람들이 살지 못하였다. 언젠가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이 비낏골에 들어와 살려고 하였다. 그러자 인근 마을 사람들이 그 사람을 말렸다. “이보쇼. 그곳에는 대낮에도 호랑이가 나타난다는 말이 있소. 그런 곳에 집을 짓는다는 것은 무모한 짓이오.” 얼핏 보기에도 기골이 장대한 그 청년은 마을 사람들의 경 고를 무시하고 집을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터파기를 시작 하던 청년이 느닷없이 혼비백산하여 마을..

아버지, 아니 호랑이의 주검 앞에서 통곡을 ②

野談 ♡ 野史 ♡ 說話아버지, 아니 호랑이의 주검 앞에서 통곡을 ②『문주역과 호랑이 굴 여수설화 / 설화 』 그러던 어느 날 밤, 아내가 잠이 든 것을 확인하고는 남편 이 몰래 밖으로 나갔다. 잠든 척 하고 있던 아내가 몰래 따 라 나가보니 남편이 주역 책을 꺼내 뭐라고 주문을 외우더 니 놀랍게도 호랑이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방으로 돌아온 아내가 밤새 전전긍긍하고 있는 데 새벽이 다 되어서야 남편이 기진맥진하여 돌아오더니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자리에 누웠다.그런 일이 거의 매일 반복되자 아내는 점차 약이 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어느 날 밤 남편이 어김없이 호랑이로 둔갑을 하고 나가자마자 아내는 주역 책을 불태워 버렸다. 그런 줄도 모르고 새벽녘에 돌아온 남편이 다시 사람으로 되기 위해 ..

아버지, 아니 호랑이의 주검 앞에서 통곡을 ①

野談 ♡ 野史 ♡ 說話아버지, 아니 호랑이의 주검 앞에서 통곡을 ①『문주역과 호랑이 굴 여수설화 / 설화 』 여수시 삼일동 동북쪽으로 보면 높이 336m의 제석산이 있다. 제석산 중턱에는 호랑이 굴이 있는데, 주역에 얽힌 슬픈 설화가 전해온다. 오래 전에 제석산 아래 마을에 가람이라는 외아들을 키우 는 과부가 살았다. 그녀가 어떻게 과부가 되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사라진 후 홀로 가람이를 키우며 살고 있다 한다. 그런데 가끔 마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일들이 발생 하였다. 가람이 집 마당에 누가 봐도 맹수에 물린 것으로 보이는 고라니가 놓여있는가 하면, 어떤 때는 커다란 멧돼 지가 목을 물려 숨진 채 놓여 있기도 하였다. 덕분에 그런 날이면 마을 잔치가 벌어지기도 하였..

어느날 새신랑이 복상사하는데

野談 ♡ 野史 ♡ 說話어느날 새신랑이 복상사하는데   [조주청의 사랑방 이야기]합환(合歡)     김 대감의 아들 김 초시와 유 승지의 딸 초리의 혼례식은 3일 동안 질펀하게 이어졌다.     부모들의 위세도 대단했지만 신랑신부도 출중했다. 김 대감 아들은 훤칠한 키에 이미 초시에 합격한 일등 신 랑감, 유 승지의 딸 초리도 빼어난 미모에 사서삼경을 떼 남자였다면 장원급제 감이었다.     열일곱, 건장한 체격의 새신랑은 선녀 같은 새신부를 하룻밤도 곱게 재우지 않았다. 두살 연상의 새신부도 음 양의 조화에 적응, 곧 합환(合歡)에 전율하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호사다마라던가. 입동이 지난 어느 날 밤. 만취한 김 초 시가 밤늦게 집에 와서 방문을 열자마자 의관을 후다닥 벗 어던지고 새색시의 치마 ..

궁궐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④

野談 ♡ 野史 ♡ 說話궁궐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④『궁기마을 전우치 이야기 광양설화 / 설화 』 조긍섭(曺兢燮)의 ‘암서집(巖棲集)’에 보면 ‘김창강에 대한 만사[挽金滄江]’가 나오는데, 그 가운데 전우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시를 보면 전우치가 지었다는 시를 인용하였음 을 알 수 있다. 고원동망망진애(故園東望莽塵埃)동쪽으로 고국을 바라보니 티끌에 흐리나 혼기하증조왕래(魂氣何曾阻往來) 혼과 기야 어찌 오고감이 막혔으랴. 응여전선가란학(應與田仙駕鸞鶴) *전선과 함께 난새와 학을 타고 월명삼십륙봉회(月明三十六峰回) 달 밝을 때 서른여섯 봉우리를 돌리라. *전선(田仙)은 조선조 중종ㆍ명종 연간에 송도(松都)에서 살았던 전우치(田禹治)를 말하는데, 신선술ㆍ의술ㆍ점술ㆍ 관상술 등에 정통하여 많은 전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