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교 나린 믈이 - 정 도 전 -
선인교(仙人橋) 나린 믈이 자하동(紫霞洞)에 흐르르니
반 천 년(半千年) 왕업(王業)이 물소릐뿐이로다.
아희야, 고국흥망(古國興亡)을 무러 무삼하리오.
[현대어 풀이]
◎선인교 밑을 흐르는 물이 자하동으로 흐르는구나
◎오백 년의 고려 왕업이 물소리로만 남아 있구나.
◎아이야, 옛 왕국의 흥하고 망함을 물어서 무엇하겠는가?
[창작 배경]
고려 왕조가 쇠망한 후, 두 왕조를 섬기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고려의 유신으로서 겪어야 하는 심정의 갈등을 읊은 시조이다.
[이해와 감상]
오백 년 동안의 화려했던 고려의 왕업이 이제는 골짜기에 흐
르는 물소리밖에 남아있지 않음을 안타까워하며, 그 옛날 영
화로왔던 시대에 대한 안타까운 회상과 작자의 심정이 잘 나
타나 있다.
망국의 슬픔이나 분함보다는 잊어 버리려는 느낌이 강하게 풍
기는 점에서 일반적인 회고가와는 다소 차이가 난다. 이성계의
오른팔로 개국의 일등 공신인 작자의 이력을 생각하면, 당연하
고도 남는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고려 유신으로서의 일
말의 애수와 마음 속의 괴로움이 풍기는 것을 보면, 이 시조의
문학성은 높이 사야 할 것이다.
*선인교 - 개성 자하동에 있는 다리 이름
*자하동 - 개성 송악산 기슭에 있는 경치 좋은 골짜기
[정리]
◆ 성격 : 평시조, 고시조, 조선 개국 공신의 회고가
◆ 표현 : 영탄법
◆ 주제 : 조선 개국 공신의 고려 왕조 회고(무상감)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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