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民心書 제1장 부임 6조[관직에 처음 부임하면서 지켜야 할 사항들] 아들은 가마 타고, 아비는 종종걸음
衾枕袍견之外에 能載書一車면 淸士之裝也라 금침포견지외에 능재서일거면 청사지장야라. 이부자리와 솜옷 외에, 책을 한 수레 싣고 간다면 청렴한 선비의 행장이라 할 수 있다. |
조선 중기 때 우의정과 좌의정을 거쳐 1544년에 영의정에 올
랐던 문신 홍언필은 검소한 생활로 백성들에게 모범을 보여 주었다.
하루는 홍언필의 회갑이 다가오자 자식들이 모여 의논을 한 끝에 큰
잔치를 벌이기로 했다. 얼마 뒤에 이 소식을 들은 홍언필은 자식들을
엄하게 꾸짖었다.
"나는 지금 높은 벼슬에 올라 있는 것도 매우 외람되게 생각하고 있
어 항상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있는데, 너희들은 그런 내 뜻을 알지 못
하고 기생을 부르고 풍악을 울리며 잔치를 하려고 하다니 도대체 재정
신들이냐?"
아버지의 서슬 퍼런 호령에 자식들은 결국 회갑연을 열지 못했다.
이처럼 홍언필은 자신이 몸소 검소한 생활을 실천했기 때문에 그의
아들이나 사위들은 감히 사치스런 생활을 할 수가 없었다.
특히 홍언필의 아들 홍섬은 영의정을 세 번씩이나 지낸 명재상이었
다. 홍섬이 판서로 있을 때의 일이다. 한번은 홍섬의 어머니가 아들이
호사스런 가마를 타고 행차하는 모습을 보고 매우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래서 그 사실을 홍언필에게 자랑했다.
"우리가 그래도 자식은 의젓하게 키웠지요?"
부인에게 자세한 내용을 전해 들은 홍언필은 불같이 노하면서 곧바
로 아들을 집으로 불러들였다.
"아직도 내 뜻을 헤아리지 못했구나. 판서라면 백성들에게 모범을 보
여야 할 위치이거늘 사치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다니.......그것이 결국
네 인덕을 짓밟는 일이라는 사실을 왜 모른단 말이냐!"
서릿발 같은 훈계를 마친 홍언필은 아들이 탔던 가마를 다시 갖고 오
라고 하여 아들을 가마에 오르게 했다. 그런 다음 탄 가마를 마당에서
계속 돌게 하고, 자신은 그 뒤를 쫒아 종종걸음으로 수없이 맴돌았다.
홍섬은 너무 무안하여 그 후로 다시는 화려한 가마에 오르지 않았다
고 한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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