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民心書

소년이 구한 무덤 속의 노인

eorks 2011. 2. 13. 00:31

牧民心書
제3장 봉공 6조[일처리할 때 관리들이 명심해야 할 사항들]
소년이 구한 무덤 속의 노인
上辭以非理之事强配郡縣커든 牧宜扶陳利害하여 期不奉行이니라.
상사이비리지사강배군현커든 목의부진리해하여 기불봉행이니라.
상사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을 군현에 강제로 배정하면 목민관은 마땅히
그 이해를 차근차근 설명하여 봉행하지 않기를 기해야 한다.
- 貢納(공납) -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할아버
    지와 손자 이렇게 네 식구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고려장이라는 그릇된 제도가 있어 나이 70살이 된
    노인들은 건강하거나 병들거나 무조건 무덤을 파고 그 안에다 묻어 버
    려야 했다. 만약 이 제도를 지키지 않으면 나라에서 중벌로 다스렸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소년의 할아버지도 70살이 되었다. 그러자 평소
    효심이 별로 없던 아버지와 어머니는 할아버지를 산에다 버리기로 결
    론을 내렸다. 이튼날 아버지는 창고에 내버려 두었던 헌 지개를 꺼내
    할아버지를 지고 산으로 향했다.
      `그래, 내가 집에 남아 있으면 내 아들 며느리와 손자가 위험하니 차
    라리 내 한 목숨을 끊어 버리는 게 낫지.`
      할아버지는 지게에 실려 가면서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그 무렵 손
    자는 산 밑에 있는 들판에서 뛰어 놀고 있었는데, 할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가는 아버지를 보고는 반가워하며 달려왔다.
      "아버지가 지게까지 태워 주시니 할아버지는 참 좋겠네요."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산으로 올라갔다. 지게 위에 앉은 할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손자는 그것을  이상하게 여겨 아버지
    의 뒤를 따라갔다.
      "아버지, 왜 힘들게 자꾸 산으로 올라가세요? 그냥 들판에서 할아버
    지를 태워 드려도 즐거워하실 텐데."
      아버지는 영문도 모르고 자꾸 지껄이는 소년에게 큰소리로 꾸짖
    었다.
      "이 녀석이 왜 이렇게 귀찮게 구는 거야? 어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
    해?"
      아버지에게 야단을 맞았지만 소년은 더욱 이상하게 여겨 몰래 뒤를
    밟았다. 이윽고 산속 깊은 곳까지 들어간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지게에
    서 내려 놓고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다. 한 시간쯤 지나자 제법 큰 구덩
    이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다음 순간 소년이 보기에 아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버지가 할아버지를 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었던 것이다. 소
    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할아버지를 구덩이에 버린 뒤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이 헌 지게는 필요 없게 되었으니 버리고 가야겠다."
      아버지는 지게를 저만치 집어 던졌다. 이때 나무 뒤에서 숨어서 지켜보
    고 있던 소년이 뛰어나가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 왜 할아버지를 구덩이에다 집어넣으셨어요? 할아버지는 힘
    이 없어서 올라오지도 못하실 텐데요?"
      아버지는 집으로 돌아간 줄 알았던 소년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뛰
    어나오자 또 화를 냈다.
      "이 녀석, 아직도 집에 가지 않았느냐? 할아버지는 연세가 일흔이 되
    셨기 때문에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단 말이야!"
      "아직도 더 사실 수 있는데 왜 무덤 같은 것을 만들어 할아버지를 버
    리시죠?"
      "나라에서 법으로 정해 놓은 일이다. 너도 나중에 크면 알게 될 거
    야."
      아버지의 단호한 표정을 본 소년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지게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러더니 아버지가 버린 헌 지게를 짊어졌다.
      "그 지게는 내가 버린 것이니 그냥 두고 가거라."
      그러자 소년은 아버지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아니에요. 이 지게는 나중에 또 쓸데가 있어요. 아버지가 일흔 살이
    된면 제가 또 이 지게에다 아버지를 짊어지고 이곳으로 와야 하잖아
    요."
      어린 아들의 말에 아버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아버지는 크게 뉘우치고 다시 할아버지를 구덩이에서 꺼냈다. 그리
    고 소년이 지고 있던 헌 지게를 다시 자기가 둘러메고 그 위에 할아버
    지를 앉힌 뒤 산을 내려왔다.
      얼마 뒤 나라에서도 고려장이 민심을 해치는 악습이라는 사실을 인
    정해 철폐하게 되었다.
    

......^^백두대간^^........白頭大幹

'牧民心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이를 위해 한평생을 바친 방정환  (0) 2011.02.15
4. 愛民 六條(애민 6조)  (0) 2011.02.14
전임의 죄를 덮어 주는 너그러움  (0) 2011.02.12
오이밭에 물 주기  (0) 2011.02.11
친구와의 마지막 만찬  (0) 2011.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