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民心書

개미들의 은공으로 쌓은 저수지

eorks 2011. 3. 18. 07:32

牧民心書
제10장 형전 6조[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들]
개미들의 은공으로 쌓은 저수지
江河之濱에는連年衝決하여爲民巨患者作爲提防하여.以安厥居니라.
강하지빈에는연년충결하여위민거환자작위제방하여이안궐거니라.
강과 하천의 유역이 해마다 홍수의 피해로 백성들의 커다란 근심거
리가 되고 있다. 제방을 만들어서 백성들이 편히 살도록 해야 한다.
- 천택(川澤) -
    
      옛날 광주 지방의 어느 마을에 엄청난 홍수가 발생했
    다. 어찌나 비가 많이 왔는지 산이 무너지고 논밭이 모두 떠내려 갈
    정도였다. 일 년 농사가 모두 물에 떠내려갈 판이라 농부들은 저마다
    집에서 나와 물꼬를 튼다고 애를 썼으나 연일 줄기차게 퍼붓는 빗줄기
    를 감당해낼 수가 없었다.
      그 마을에 사는 이 서방도 집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자기 논으로
    달려갔다. 삽을 들고 분주하게 논두렁을 왔다 갔다 했지만 역부족이기
    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였다. 이 서방이 한참을 바쁘게 일하다가 잠시
    허리를 펴고 숨을 돌리려는데 저만치 앞에서 흙더미 하나가 떠내려 오
    는 것이 보였다.
      "옳지, 저 흙더미로 논둑을 막아야겠구나."
      제법 큰 흙더미인지라 이 서방은 잘 됐다 싶었다. 그런데 흙더미가
    코앞까지 왔을 때 가만히 보니 흙더미 위에는 수만 마리의 개미가 우글
    거리고 있었다.
      "아니, 저건 개미집이잖아?"
      이 서방은 차마 생명이 붙은 것들을 물에 쓸려 보내기가 안쓰러워
    흙더미를 들고 논에서 나와 마른 땅에다 옮겨 주었다.
      며칠 뒤, 마침내 지루하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볕이 났다. 무섭게 밀
    려들던 물도 다 빠지고, 땅에서 먼지가 일어날 정도의 맑은 날이 계속
    되고 있었다.
      그런 어느 날 아침, 이 서방은 일찍부터 논에 나가려고 쟁기를 젊어
    지고 대문을 나서려던 참이였다.
      "어? 웬 쌀이지?"
      무심코 마당을 둘러보던 이 서방은 깜짝 놀라 우뚝 멈춰 섰다. 마당
    한쪽에 하얀 쌀이 한 무더기 쌓여 있었던 것이다.
      "누가 이렇게 많은 쌀을 여기다 버린 거야?"
      이 서방은 쟁기를 내려놓고 자루를 가져와 쌀을 주워 담았다. 이튼날
    이 되자 이 서방은 다시 한 번 놀랐다. 어제 그 자리에 또 그만큼의 쌀
    이 마당에 쌓여 있는 것이었다.
      "허어, 이상한 일도 다 있군."
      그 이상한 현상은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계속 되었다. 그렇게
    몇 달 동안 계속 쌀을 주워 담다 보니 어느새 창고 가득 쌀가마가 쌓이
    고 이 서방은 금세 부자가 되었다.
      그런데 그 즈음 다시 이상 기후가 시작되었다. 초여름의 홍수가 지나
    간 뒤로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아 이번에는 땅이 쩍쩍 갈라지는 가
    뭄이 시작된 것이었다. 그리하여 벼가 타들어가 가을이 되어도 수확할
    곡식이 없었다.
      그러자 관청에서는 그 동안 사용하지 않아도 되었던 창고를 열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창고에 가득 쌓여 있어야
    할 곡식이 한 톨도 남아 있지 않았던 것이다.
      "뭐라고? 빈 가마니만 쌓여 있다고?"
      긴급히 보고를 받은 고을 사또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대체 어떤 작자의 짓인지 철저히 조사하도록 하라!"
      사또는 관리 중에 누군가가 몰래 곡식을 빼돌린 줄 알고 관리들을
    줄줄이 불러들여 곤장을 치며 심문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이렇다
    할 단서 하나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사또는 이상한 보고를 받았다. 마을의 이 서방아라는 자가 몇
    달 사이에 큰 부자가 되었다는 보고였다.
      "당장 그자를 잡아오도록 하라."
      이 서방은 포박을 당한 채 관가로 끌려 들어왔다.
      "이놈! 네 죄를 알렸다."
      사또의 서릿발 같은 호령이 떨어지자 이 서방은 머리를 조아린 채
    지금까지 있었던 사실을 그대로 아뢰었다.
      "실은 몇 달 전부터 제 집 마당에 매일 쌀이 쌓여 있기에 그것을 주
    워 담았을 뿐입니다."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 어디서 터무니없는 거짓을 지껄이는냐?"
      이 서방의 말은 사실이었으나 사또는 곧이듣지 않았다. 사또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저 놈이 바른 말을 할 때까지 곤장을 치도록 하라!"
      포졸들은 그 동안 아무 죄도 없이 사또에게 맞은 분풀이를 하려고
    곤장을 쥔 채 이 서방에게 달려들었다. 포졸이 곤장을 들어 이 서방의
    볼기를 내려치려는 순간 갑자기 마른하늘에서 천둥이 울렸다.
      "쿠르릉, 콰광! 쿠릉,쾅!"
      느닷없는 천둥소리에 관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넋을 잃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쿠르릉, 쾅! 쿠릉, 쾅!"
      천둥소리는 계속되었다. 그 소리는 마치 "이 서방을 벌하지 말라!`는
    소리처럼 들렸다.
      "도대체 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지? 저자를 용서하라는 말인가?"
      사또는 너무 놀랍고 신기해 이 서방을 풀어 주었다. 그랬더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 천둥이 그쳤다.
      "참으로 해괴한 일이구나. 이 서방은 어찌 된 영문인지 좀더 자세하
    게 말해 보라."
      곤장을 맞을 위기에서 풀려난 이 서방은 사또에게 지난 초여름에 개
    미들을 살려준 일부터 시작하여 자초지종을 들려주었다. 이야기를 다
    듣고 사또가 말했다.
      "그럼 그 개미집을 건져준 일 때문에 그대가 부자가 되었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 일이 아니라면 누가 제게 쌀
    을 갖다 주었겠습니까?"
      "그것 참, 희한한 일도 다 있구나. 그 개미들이 그대에게 은혜를 갚
    고자 관청 창고의 쌀을 물어다 주었다는 말이 아닌가?"
      "그렇습니다."
      사또는 무엇인가를 골돌히 생각한 뒤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이는 하늘의 뜻이라고 밖에 할 수 없겠구나. 그러니 사람
    이 정한 법으로 그대를 처리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대의 창고에 있는
    쌀은 모두 하늘이 주신 그대의 것이니 나는 더 이상 상관하지 않을 것
    이다."
      결국 사또는 이 서방을 풀어 주었다. 집으로 돌아온 이 서방도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마을 사람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내 창고에 쌓인 쌀은 내 재산이 아닌 듯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과
    함께 쓰고자 합니다. 내 쌀가마니를 모두 내와서 저 강에 둑을 쌓고 저
    수지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홍수나 가뭄이 들어도 농사
    짓는 데 보탬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그 마을에는 커다란 저수지가 생기게 되었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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