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
[제1ㅡ42화]삼상(三上), 삼중(三中), 삼하(三下)
중국 사신이 와서 군악을 울리고 많은 군인들이 행렬을 이루
어 사신을 호위해 지나가는데, 큰길 옆에 있는 한 사대부 집에서
부인이 길가 담장에 붙은 높은 누각에 올라가 발(撥)을 걷어올리
고 얼굴을 모두 드러낸 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에 중국 사신이
그 여인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일찍이 조선에 미인이 많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렇구먼요."
이 일이 알려져, 그 내다보고 있던 부인의 남편은 사대부들
사이에서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놀림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인들은 뭇 남성들에게 얼굴을 노출시키면 유혹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었다.
옛날부터 부인들의 행동 중에서 남성에게 유혹을 느끼게 하
는 행동으로 세 가지를 들었는데, 그 세 가지가 바로 `삼상(三
上), 삼중(三中), 삼하(三下)'이다.
말 위에 앉아 얼굴을 노출시킨 여인[馬上], 담장 위로 얼굴을
내밀고 내다보는 여인[墻上], 누각 위에서 얼굴을 노출시켜 내다
보고 있는 여인[樓上]등을 `삼상'이라 한다.
그리고 여관에 들어가 있는 여인[旅中], 술에 취해 있는 여인
[醉中], 햇빛 아래 노출되어 있는 여인[日中] 등을 `삼중'이라 하
고, 달빛 아래 거니는 여인[月下], 촛불 아래 비치는 여인의 얼굴
[燭下], 걷어올려진 발 아래로 노출된 여인의 얼굴[簾下] 등을
`삼하'라고 한다.
이것들은 모두 여인을 아름답게 느끼도록 해 남성들로 하
여금 유혹을 갖게 하는 요인들인데, 사신을 내려다보고 있던 그
부인은 `누상(樓上)', `염하(簾下)' 두 경우를 겸한 것이었으니,
더욱 아름답게 보여 남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조선 중기>
|
......^^백두대간^^........白頭大幹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