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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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ㅡ44화]닭을 빌려 타고 간다(借鷄騎還)
조선 시대 초기에 해학을 매우 좋아하는 김씨 성을 가진 선비
가 있었다. 김씨가 하루는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 집에 갔
는데, 친구는 반가워하면서 술상을 차려 왔다. 그런데 술상에는
김치와 나물 안주뿐이었고 고기가 없었다.
술상을 가져온 친구의 아내는 인사말로 김씨에게 다음과 같
이 말했다.
"집이 가난하고 또 시골이라 평소 준비되어 있는 안주가 없
고, 또한 시장이 멀어서 갑자기 고기를 사러 갈 수도 없었습니
다. 그래서 보시는 바와 같이 이렇게 안주가 먹을 만한 것이 없
으니 부끄럽습니다. 그런대로 술이나 많이 드십시요."
이렇게 미안해 하고는 얼굴을 붉히면서 들어갔다.
이 때 김씨가 뜰에 몇 마리의 닭이 모이를 쪼고 있는 것을 내
려다보고 있다가 말했다.
"여보게 친구, 내 말 듣게나. 나는 명색이 대장부로서 어디
가나 큰소리를 치고 다니네. 대장부가 어찌 1천금의 돈이라도
아깝게 여기겠는가? 내가 타고 온 말을 잡아서 푹 삶아 우리 술
안주로 하고, 나머지 고기는 두었다가 자네 반찬으로 하게."
이 말에 주인 친구가 눈을 둥그렇게 뜨고 놀라는 표정을 지으
면서 물었다.
"아니 이 사람아, 여기는 시골이라 길이 험한데 말을 잡아먹
고서 어떻게 걸어서 돌아가려는가? 그것은 안 될 말일세,"
"아, 그건 걱정 말게, 저기 뜰에 널려 있는 닭을 한 마리 빌려
주면, 내가 돌아갈 때 그 닭을 타고 돌아가면 되네."
주인 친구는 그제야 무슨 뜻인지 알았다는 듯이 크게 웃고,
곧 일어나 닭을 잡아서 김씨를 대접했다.<조선 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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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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