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노처녀는 무엇을 선택했나

eorks 2019. 6. 7. 04:19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4부 서민들, 유머는 그들이 낙이었다.
[제4ㅡ1화]노처녀는 무엇을 선택했나
옛날에 한 처녀가 신랑감을 지나치게 가리다가 그만 혼기를 놓쳐 노처녀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중매가 들어오면 가 리지 않고 시집을 가겠다고 마음먹었다.

하루는 중매쟁이가 찿아왔는데, 처녀가 신랑감을 워낙 가린 다는 소문을 들었기에, 아예 네 사람의 신랑감을 가지고 온 것이 었다.

"낭자! 들어 보구려, 한 총각은 공부를 많이 해 문장가로 알 려진 선비라오. 그리고 다음은 말타기와 활쏘기를 잘하여 소문 이 난 씩씩한 무인이랍니다."

이렇게 설명한 중매쟁이가 처녀의 눈치를 살피니 별로 좋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말을 계속했다.

"그리고 다음은, 물이 항상 고여 있는 저수지 아래에 비옥한 농토를 많이 가진 부잣집 아들입니다. 아무리 날이 가물어도 이 집 논에서는 수확을 많이 올리지요. 그 다음은, 음.....낭자가 어떻게 생각할지.....이 총각은 정력이 매우 강한 청년이랍니 다. 뻗어나온 양근에 돌을 가득 담은 큰 주머니 끈을 걸고 허리 를 움직여 빙빙 돌리면, 그 돌주머니가 머리 위까지 넘어서 휙휙 돌아가는 그런 청년이지요. 낭자! 어때요? 이 넷 중에서 한 사람 을 골라 보아요."

이렇게 소개하면서, 이 중에서 신랑감을 고르라고 재촉했다. 설명을 들은 처녀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노래를 지어 대답하였는 데, 이런 내용이었다.


공부를 많이 해 문장을 잘 짓는 선비는 뜻이 넓어서 아내 고 생만 시키고,

활을 잘 쏘는 무인은 전쟁에 나가 죽는 일이 있지요.
저수지 아래 좋은 논을 가졌다 해도 물 마르는 흉년에는 어쩔 도리 없을 테고,

뭐래도 돌을 담은 주머니를 걸어 머리 위까지 돌리는 그 언센 청년이 내 맘에 꼭 든답니다.<조선 후기>


......^^백두대간^^........白頭大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