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손가락 잘못되었어

eorks 2019. 6. 9. 00:05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4부 서민들, 유머는 그들이 낙이었다.
[제4ㅡ3화]손가락 잘못되었어
관서(關西) 지방의 한 고을에 `비지촌(非指村)'이란 마을이 있 었다. 이 얘기는 `비지(非指)', 즉 `그 손가락이 아니다'라는 뜻의 마을 이름이 생기게 된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한 젊은이가 누에를 많이 치며 살았는데, 집 근처 뽕나무에는 이미 뽕잎을 모두 따 먹여 더 이상 뽕잎이 없었다. 그래서 좀 멀 리 떨어진 곳으로 뽕을 따러 갔는데, 한 부잣집 옆에 삼을 심어 놓은 밭이 있고, 그 삼밭 주변에 매우 큰 뽕나무가 있어서 뽕잎 이 무성했다.

젊은이는 마침 잘되었다고 생각하고, 큰 보자기를 가지고 그 봉나무에 올라가 열심히 뽕을 따고 있었다. 그런데 뽕나무 가지 를 휘어잡으면서 밑을 내려다보니, 삼이 한 길 넘게 자란 삼밭에 사람이 드나든 흔적이 나 있었다.

`이상하다? 누가 삼을 쓰러뜨리고 드나들었을꼬? 저렇게 쓰 러진 삼은 못 쓰게 되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때에 문득 한 남자가 나타나 쓰러진 삼을 밟고 삼밭 안으로 들어서더니 길게 휘파람을 부는 것이었다.

얼마 후, 삼밭 옆에 붙어 있는 부잣집에서 20세 가량 되어 보 이는 예쁜 부인이 술과 안주를 들고 나와 사방을 두리번거리다 가 그 남자가 있는 삼밭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는 부인을 보자마자 곧장 껴안으며,

"왜 이렇게 늦었어? 얼른 벗어."

하고는, 치마를 벗겨 쓰러진 삼 위에 깔고 부인을 눕혔다. 그러 고 숨쉴 틈도 주지 않고 강렬하게 몸을 놀려 한 차례 그 일을 치 르는 것이었다.

애정 행사가 끝난 후 남자는 앉아서 술을 부어 마시고 부인은 아랙도리를 벗은 채 남자의 허벅지를 베고 누웠다. 그리고 부인 이 남자의 양근을 살살 만지면서 말했다.

"이봐요, 우리들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나는 당신의 양근 을 빨 테니 당신은 내 옥문을 빨아 줘요."

"응! 좋아, 그렇게 하지."

남자가 웃으면서 그렇게 하자고 하니, 부인은 곧장 행동으로 옮겨 얼굴을 남자의 두 다리 사이에 파묻고 그것을 입에 넣어 한 참 동안 빨았다.

그런 다음에 부인은 자기 것을 빨아 달라고 하면서 반듯이 누 워 자세를 취했다.

이 때 남자는 부인이 자기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있는 상태에 서, 윗몸을 구부려 얼굴을 갖다대 보니 입이 오목한 그곳까지 닿지 않았다. 그래서 남자가 불평하듯 말했다.

"아이 참, 네 옥문은 너무 깊은 곳에 있어서 내 입이 거기에 까지 미치지를 못해, 그러니 이렇게 하면 어때? 내가 손가락을 그 속에 깊이 넣었다가 꺼내어, 그 손가락을 내 입에 넣고 빨면 되지 않겠어?"

"응, 그렇게 해도 돼요. 자, 그렇게 해봐요."

부인의 동의에, 남자는 곧 가운뎃손가락을 부인의 그 깊은 속 으로 푹 집어넣었다가 꺼냈다. 그리고 그 손가락을 빨려고 입 가 까이 가져가 보니, 손가락에 액체가 묻어 있어 축축하고 매우 지 저분했다.

그래서 남자는 부인의 옥문 속에 넣었던 그 가운겟손가락이 아닌 둘째 손가락을 대신 입에 넣고 쪽쪽 빨았다.

이 때 부인이 누워서 쳐다보다가 눈치를 채고는 소리쳤다.

"여보! 그 손가락이 아닌 것 같은데 왜 속여요?"

"뭐? 무슨소리! 이 손가락이 분명히 맞아, 이 손가락!"

남자는 둘째 손가락을 들어 보이면서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 에 맞서 부인도 그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눈을 홀기며 우기니,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손가락을 가지고 서로 다투면서 목소리가 높 아졌다.

뽕나무 위에서 이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던 청년이 그만 자신 도 모르게 정의감에 치솟아올랐다.

"저런! 남자 녀석이 왜 저렇게 솔직하지 못하고 엉큼해....,"

이렇게 중얼거리고는, 오른손 둘째 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을 펴들고, 왼손으로 그 두 손가락을 차례로 짚어 보이면서 큰소리 로 꾸짖었다.

"아니, 이봐요! 사내대장부가 아녀자 앞에서 거짓말을 해요? 내가 똑똑히 다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그 속에 넣었던 것은 분명 히 가운뎃손가락이지 둘째 손가락이 아니지 않아요? 그런 걸 왜 속여요? 내가 자존심이 상해서 보고 있을 수가 없구먼."

이에 두 사람은 난데없이 하늘에서 큰소리가 들리니 깜짝 놀 라 반사적으로 위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뭇가지에 걸터앉은 사람을 보고는 당황하여 남자는 급히 도망을 치는데, 부인은 아 랫도리를 벗은 상태라 도망도 치지 못하고 머리를 숙이고 웅크 린 채 가만리 있었다.

앉아 있는 부인의 몸을 한참 동안 내려다보고 있던 청년은,

"아 참, 내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지....,"

하면서 슬그머니 뽕나무에서 내려와 웅크리고 앉아 있는 부인 뒤에서 가만히 허리를 안으니, 부인은 아무 반응도 없이 축 늘어 지면서 청년이 하는 대로 몸을 맡기는 것이었다. 그래서 청년은 부인을 눕히고 뜻밖에도 가슴 후련한 재미를 마음껏 누리고 일 어났다.

그런 다음 청년은 급히 부인에게 옷을 입혀 집으로 돌려보내 고, 남자가 먹다가 남겨 놓은 술과 안주를 맛있게 먹었다.

땅거미가 깔릴 무렵, 청년은 뽕을 한 짐 짋어지고 집으로 돌 아오면서 이렇게 중얼거리며 웃었다.

"그 참, 오늘은 일진이 매우 좋네그려, 명실공히 뽕도 따고 임도 보았거든, 허허허....,"

그후 이 얘기가 널리 퍼지니, 사람들은 그 뽕나무가 있던 마 을을 가리켜 비지촌(非指村),곧 `그 손가락이 아닌 마을'이라고 일컫게 되었다 한다.<조선 초기>


......^^백두대간^^........白頭大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