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남편을 속이는 포졸 아내

eorks 2019. 8. 21. 00:33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5부 끓어오르는 열정, 억제치 못하고
[제5ㅡ28화]남편을 속이는 포졸 아내
한 포졸이 장가를 들었는데 부인이 매우 예쁘고 고왔다. 그런 데 포졸은 며칠에 한 번씩 밤에 나가 순찰을 돌며 도둑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날 밤이면 포졸의 아내는 외롭게 혼자 잠을 자야만 했다.

근처에 사는 한 남자가 이 포졸 아내를 좋아했는데, 남편이 당번일 때는 부인이 밤에 혼자 집을 지키고 있다는 사정을 알고 는, 끊임없이 접근을 하여 마침내 부인과 정을 통했다. 이후로 이 남자는 부인의 남편이 순찰 당번을 나가는 날 밤이면 어김없 이 부인 집에 찿아와 밤새 깊은 정을 나누고 새벽에 돌아가는 일 을 계속했다.

하루는 밤에 역시 남편이 순찰 근무를 나간 사이, 부인은 여 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 남자와 정을 통하고 나서 함께 누워 놀고 있었다. 그런데 이날 부인의 남편이 밤새 순찰을 돌다가 새벽녘 에 집 근처를 지나게 되었는데, 피곤하기도 하고 또 아내 생각도 나서 잠시 쉬려고 집에 와서 대문을 두드렸다.

남편의 목소리를 들은 아내는 급히 일어나 옷을 입고는 그 남 자에게 말했다.

"도련님! 얼른 옷을 입고 가만히 방안에 앉아 있으십시오. 내 가 나가서 남편을 맞아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이러고 부인이 문을 열고 나가는데, 남자는 무서운 포졸 아내 와 간통하다 들켰으니 봉변당할 것이 두려워 벌벌 떨고 있었다.

곧 부인은 태연하게 대문을 열고 남편을 맞으면서 말했다.

"여보, 마침 잘 오셨구먼요. 조금 더 일찍 오셨어야 했는데 너무 늦었습니다. 어제 건넛마을 상전 마님 친척이 다니러 왔다 가 밤 통금에 걸려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답니다. 그래서 당 신이 오면 좀 모시고 집에까지 함께 가달라고 부탁하려고 이 손 님을 우리 집으로 모시고 왔는데, 지금까지 이렇게 잠도 못 자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와 같이 말하고, 방안에 있는 남자를 나오라고 해 남편의 인사를 받게 했다. 방안에서 얘기를 다 듣고 있던 남자는, 처음 에는 두려워 떨고 있다가 갑자기 태도를 고쳐 의젓하게 나와서 는 양반 행세를 하며 부인 남편의 인사를 받았다. 그리고 밤이 너무 늦었으니 빨리 가자고 재촉했다.

"여보 부인! 피곤해서 좀 쉬려고 들어왔는데 또 이런 일이 생 겼구려, 그럼 갔다가 아침에 오리다."

남편 포졸은 아내에게 이렇게 불평하면서 남자를 데리고 밖 으로 나갔다.<조선 후기>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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