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世上誰云訓長好(세상수운훈장호)(세상에 누가 훈장을 좋다고 하던가) 가끔 수모를 당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편히 쉬어 갈만 한 곳은 역시 서당이 었다. 그래서 오늘도 김삿갓은 서당을 찾았다. 초빙해 온 훈장을 탐탁히 여기지 않았던 이 집 주인은 김삿갓을 만나자 그의 재주를 알아보고 며칠을 환대 하며 보내 주지 않았다. 오랜만에 사람대접을 받으며 쉬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한사코 훈장을 맡아 달라는 데는 딱 질색이었다. 자유분방한 시인에게 훈장이란 가당치도 않았다. 그래서 그는 훈장의 고리타분한 신세를 다음과 같이 읊었다. 세상에 누가 훈장을 좋다고 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