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其於林下鳥聲何(기어임하조성하)(숲 속의 새소리야 무슨 수로 그릴꼬) 정처 없이 발길을 옮겼다고는 하지만 북으로 북으로 걸음을 거듭한 김삿갓 은 드디어 꿈에 그리던 금강산에 도착하였다. 산수를 좋아했던 옛 선비들이 그토록 황홀해하면서 찬탄해 마지않았던 바로 그 금강산이다. 산길을 걸어가노라니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산과 산, 물과 물, 소나무와 바 위뿐이건만 어디를 보아도 절경이 아닌 곳이 없어서 그의 머릿속에서는 저 절로 시 한 수가 그려지고 있었다. 소나무와 소나무, 잣나무와 잣나무, 바위와 바위를 돌고 도니 물과 물, 산과 산이 한데 어우러져 가는 곳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