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事 成 語 양약고구(良藥苦口) 良:어질 양. 藥:양 약. 苦:괴로울 고. 口:입 구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뜻으로, 충언(忠言)은 귀에 거슬린다는 말.
① 천하를 통일하고 동아시아 최초의 대제국을 건설했던 진(秦)나라 시황제가 죽자 천하는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간 학정에 시달려온 민중이 각지에서 진나라 타도의 기치 를 들었기 때문 이다. 그중 2세 황제 원년(元年:B.C. 209)에 군사를 일으킨 유방(劉邦:훗날의 한고 조)은 역전(歷戰)3년 만(B.C. 206)에 경쟁자인 항우(項羽)보다 한 걸음 앞서 진나 라의 도읍 함양(咸陽)에 입성했다. 유방은 3세 황제 자영(子孀)에게 항복을 받고 왕궁으로 들어 갔다. 호화찬란한 궁중에는 온갖 재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 었고 꽃보다 아름다 운 궁녀들이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았다. 원래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유방은 마음이 동하여 그대로 궁 중에 머물려고 했다. 그러자 강직한 용장 번쾌(樊 )가 간했다. "아직 천하는 통일되지 않았나이다. 지금부터가 큰일이오니 지체 없이 왕 궁을 물러나 적당한 곳에 진을 치도록 하시오 소서." 유방이 듣지 않자 이번에는 현명한 참모로 이름난 장량(張良) 이 간했다. "당초 진나라가 무도한 폭정을 해서 천하의 원한을 샀기 때문 에, 전하와 간 은 서민이 이처럼 왕궁을 드실 수 있었던 것이옵 니다. 지금 전하의 임무는 천하를 위해 잔적(殘敵)을 소탕하고 민심을 안정시키 는 것이옵니다. 그런데도 입정하시자 재보와 미색(美色)에 현혹되어 포악한 진왕(秦王)의 음락(淫樂)을 배 우려 하신다면 악왕(惡王)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옵니다. 원래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실에 이롭고[忠言逆於耳利於行], 독약(양약) 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다[毒藥苦於口而利於病]'고 하였나이다. 부디 번쾌의 진언을 가납(嘉納:권하는 말을 기꺼 이 들음)하시오소서." 유방은 불현듯 깨닫고 왕궁을 물러나 패상(上:함양 근처)에 진을 쳤다.
② 이 '양약고구'란 말은《공자가어(孔子家語)》에도 실려 있는데 요약해서 적으 면 다음과 같다.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 실에 이롭다. 은나라 탕왕(湯王)은 간하는 충신이 있었기에 번창했고, 하나라 걸왕과 은 나라 주왕은 따르는 신하만 있었 기에 멸망했다. 임금이 잘못하면 신하가, 아버지가 잘못하면 아들이, 형이 잘못하면 동생 이, 자신이 잘못하면 친구가 간해 야 한다. 그리하면 나라가 위태롭거나 망하는 법이 없고, 집 안에 패덕(悖德)의 악행 이 없고, 친구와의 사귐도 끊임이 없 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