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妻妾同房(처첩동방) 이번에는 김삿갓이 운이 좋아서 과객접대를 잘하는 부잣집 사랑에서 하루 를 묵었다. 그런데 주인은 보이지 않고 객들만 둘러앉아서 질펀한 잡담들을 늘어놓고 있었다. 이야기인즉 주인영감은 복이 많아서 그 나이에 젊은 처첩을 거느리는데 치마폭을 떠나지 못해 항상 사랑보다는 안방을 좋아할 뿐 아니라 괴팍한 성미라서 그런지 고대광실 그 많은 방들을 다 놔두고 큰 마누라와 작은 마누라를 한 방에 데리고 산단다. 묵묵히 이야기를 들으며 술잔을 기울이던 김삿갓은 하마터면 폭소를 터뜨 릴 번했다. 불현듯 두 마누라를 좌우에 누여 놓고 자는 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