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모 란 봉 대동강의 경치가 좋아 시흥이 도도했던 것도 잠시, 나룻배에서 내린 그를 반겨줄 곳이 만무하여 구차한 하룻밤을 보낸 김삿 갓이 다음날 牡丹峰(모단봉)에 올랐다. 평양북쪽에 있는 높이 96m, 평양의 鎭山(진산)인 錦繡山(금수산)과 그 줄 기에 있는 乙密臺(을밀대)와도 연결되는 경승지여서 꿈에 그리던 평양의 경치를 한 눈에 볼 수 있 을 곳이기 때문이었다. 저 멀리 눈 아래 비단 폭처럼 넘실거리는 것이 대동강, 그 위에 절벽을 이 루며 우뚝 솟은 산이 금수산, 강 건너 수양버들이 실실이 우거진 섬은 綾羅島(릉라도), 그 옆으로 半月 島(반월도), 羊角島(양각도) 등등의 작은 섬들이 점점이 河中島(하중도)를 이루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