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육십 노과부 제2의 고향인 황해도 曲山(곡산)을 뒤로 하고 북으로 북으로 올라가던 김 삿갓은 어느 날 한 노파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어느덧 가을로 접어들어 달이 휘영청 밝은데 노파가 송편을 빚고 있었다. 예쁘게 빚어 놓는 송편만 보아도 침이 절로 넘어가지만 교교한 달빛 아래 곱게 늙은 노파의 송편 빚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홀로 시 한 수를 읊 었다. 손바닥으로 살살 돌려서 새알을 만들고 가장자리를 하나하나 조가비처럼 오므린다. 쟁반 위에 가지런히 세우니 첩첩한 산봉우리 젓가락으로 집어 들면 반달처럼 아름답다. 手裡廻廻成鳥卵(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