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강계미인 추월이 조선의 북단, 압록강 상류의 禿魯江(독노강)에 접한 江界(강계)고을은 무척 추 운 지방이 면서도 미인이 많기로 이름난 곳이다. 어느 날 한 정자에 올랐더니 옷매무새로 보아 기생이 틀림없는데도 시를 제법 아는 듯 정자에 걸려 있는 시들을 차례로 돌아보며 속으로 음미하는 여인이 있 었다. 잠시 후 여인은 내려가고 동자에게 물으니 과연 그는 詩書(시서)와 歌舞(가무) 에 모두 능한 강계에서도 일등 가는 기생 秋月(추월)이라 했다. 김삿갓은 장난기가 동하여 동자에게 '내 편지를 써 줄 것이니 가져다주고 답장 을 받아 오라' 고 했다. 동자는 빙긋이 웃으면서 편지를 받아 들고 내려가더니 얼마 후에 답장을 받아 가지고 돌아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