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장 기 개성을 벗어나 북으로 올라가니 바로 황해도 땅이다. 황해도 曲山(곡산)의 천동 마을이 김삿갓의 마음의 고향이다. 할아버지 金益淳(김익순)이 대역죄를 입어 가문이 파멸될 때 어머니의 등 에 업혀 머슴의 고향이던 곡산의 천동마을로 숨어들었던 것이다. 그 이전의 서울에서 산 기억은 너무 어려서 나지 않고, 그 이후로도 영월로 갈 때까지 양주, 광주 등지를 전전했었지만 기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에 별 로 기억이 없으며, 오직 황해도 곡산의 천동마을만이 기억에 생생하여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었다. 천동마을에는 본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꺾쇠, 왕눈이, 개똥이 하고 별명 으로 부르던 친구들은 산과 들로 싸다니며 뛰놀기도 했고, ..